국내 플랫폼 기업들이 지도 서비스를 둘러싼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네이버(NAVER)와 카카오는 단순한 경로 안내를 넘어 실시간 소통 기능과 리뷰 체계 강화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당근도 자체 지도 기반 서비스를 키우며 존재감을 넓히는 모습이다. 방대한 데이터를 앞세운 구글이 국내 고정밀 지도 활용 확대를 노리는 가운데, 생활밀착형 지도 시장 주도권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8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맵은 카카오톡 친구끼리 위치를 공유하는 '친구위치' 서비스에 자동 알림 기능을 도입했다. 2019년부터 운영해온 '톡친구 위치공유'를 지난해 11월 시간 제한 없이 위치를 공유할 수 있는 '친구위치'로 개편한 뒤 약 5개월 만에 추가 기능을 붙인 것이다.
이번 기능은 친구가 근처에 오면 자동으로 알림을 보내고, 집이나 학교 등 등록한 장소에 도착하면 친구들에게 도착 소식을 전송하는 방식이다. 내 장소 도착 알림은 친구에게 해당 장소를 공개하도록 설정한 경우에만 발송된다. 프로필 말풍선 등록, '좋아요'를 주고받는 기능도 더했다. 지도 앱이 단순 길찾기 수단을 넘어 관계 기반 서비스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네이버는 지난 6일 약 5년 만에 '5점 만점 별점 리뷰' 시스템을 부활시켰다. 네이버 플레이스 후기 등록 시 장소 이용 경험에 대한 만족도를 5점 척도로 기록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무분별한 '별점 테러'를 막기 위해 악의적으로 3점 미만 별점을 남기는 행위를 이용자 금지행위 대상에 추가했다. 사실과 다른 리뷰를 반복 게시하거나 동일 또는 유사한 내용으로 특정 업체 평균 별점을 왜곡하려는 행위도 정책 위반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 별점 공개 여부는 업주가 선택할 수 있다.
카카오맵 역시 리뷰 신뢰도 강화에 나섰다. 지난해 12월부터 해당 장소에서 결제했거나 예약 후 이용한 사용자가 남긴 '인증 후기'를 다른 후기보다 먼저 노출하도록 정렬 방식을 개선했다. 이용자 입장에서 실제 방문 경험이 확인된 리뷰를 우선 보여주겠다는 취지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도 지도 기반 서비스 확장에 나서고 있다. 당근은 지난달 30일부터 동네지도 탭 검색 결과 최상단에 '검색광고'를 노출하는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텍스트와 이미지를 함께 배치한 '기본형'과 '이미지 강조형' 광고를 일부 이용자에게 선보이고 있다. 지도 기반 광고 상품 출시를 본격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당근은 네이버지도나 카카오맵을 활용하지 않고 자체 지도를 사용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하이퍼로컬 전략에 맞는 관심지점 데이터를 직접 구축하며 지역 기반 서비스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지난해 9월에는 걸음 수와 위치 정보 기반 혜택을 제공하는 '동네걷기'를 출시해 당근머니 보상으로 이용자 참여도 끌어올리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소통·리뷰 경쟁에 힘을 싣는 사이, 당근은 지역 생활밀착형 서비스와 광고 실험으로 지도 활용 범위를 넓히는 모습이다.
국내 플랫폼들의 경쟁은 더 이상 길찾기 정확도에만 머물지 않는다. 카카오는 실시간 위치 공유와 관계형 기능으로, 네이버는 별점과 인증 중심 리뷰 체계로, 당근은 하이퍼로컬 기반 서비스와 광고 모델로 지도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이용자가 지도를 켜는 순간부터 이동, 방문, 평가, 공유, 소비까지 전 과정을 자사 서비스 안에 묶어두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배경에는 구글의 공세가 있다. 구글이 국내 고정밀 지도 데이터 활용 범위를 넓히며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업체들도 서비스 고도화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지도는 길찾기는 물론 모빌리티, 광고, 상권 정보, 리뷰 데이터로 확장되는 핵심 인프라여서 주도권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까지 국내 업체들의 이용자 기반은 견고하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네이버지도의 지난달 월간활성이용자수는 2952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년 전 2704만명보다 9.1% 늘었다. 카카오맵도 같은 기간 1171만명에서 1282만명으로 증가했다. 구글 지도는 지난달 968만명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지도 고도화는 주요 플랫폼들이 꾸준히 추진해온 과제"라며 "앞으로 구글이 고정밀 지도를 활용해 모빌리티와 광고 등 다양한 사업으로 확장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업계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