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직원처럼 AI 에이전트에 역할을 부여하고 성과를 측정하며 필요하면 퇴출까지 관리하는 'AI 에이전트 인력관리'(Agent Workforce Management, AWM) 시장이 새롭게 열리고 있다.
29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기업 업무 현장에 AI 에이전트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앞다퉈 이 시장을 겨냥한 사업화에 나섰다. 국내에서도 실제 업무에 AI 에이전트를 투입하고 이를 관리하는 사례가 나온다.
AI 에이전트는 생성형 AI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개념이다. 사용자 질문에 답하는 것을 넘어 목표를 이해하고 여러 단계를 스스로 계획해 실행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이달 공개한 '에이전틱 AI 하이프 사이클'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AI 에이전트를 배포한 조직은 17%에 그치지만, 60% 이상이 앞으로 2년내 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딜로이트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4%가 2027년까지 자사에서 AI 에이전트를 최소 중간 수준 이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문제는 관리 체계다. 딜로이트 조사에서 성숙한 AI 에이전트 거버넌스 모델을 갖췄다고 밝힌 기업은 21%에 불과했다. AI 에이전트가 늘어날수록 누가 어떤 에이전트를 만들었는지, 어떤 데이터에 접근하는지, 비용은 얼마나 쓰는지, 성과는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워진다. AI가 내부 시스템에 직접 접속해 업무를 수행하는 만큼 기존 IT 관리나 보안 체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발 빠르게 움직인다. 인사·재무 관리 소프트웨어 기업 워크데이는 사람 직원의 채용·급여·평가·조직 관리에 쓰던 클라우드 시스템 개념을 AI 에이전트로 확장했다. '에이전트 시스템 오브 레코드'는 AI 에이전트를 등록하고 역할과 책임을 정의하며 사용 현황과 비용, 성과를 추적한다. 기업 업무 프로세스 자동화 플랫폼 서비스나우는 '오토노머스 워크포스'를 통해 AI 에이전트를 기존 업무 흐름 안에 넣고 사람과 함께 일하도록 조율한다.
국내에서는 AI 기반 클라우드 MSP(Managed Service Provider) 기업 베스핀글로벌의 사례가 눈에 띈다. 베스핀글로벌은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기존 MSP 업무를 90% 가까이 자동화했다. 베스핀글로벌은 자체 AWM인 '에이전트 워크포스 매니저'를 운영 중이다. 각각의 AI 에이전트가 어떤 업무를 맡았는지, 어느 정도 성과를 냈는지, 어떤 상황에서 사람의 개입이 필요한지 관리하는 체계다.
AWM은 사람 직원을 관리하는 HRM(Human Resource Management)과 유사한 구조로 확장될 수 있다. HRM이 직원의 역할과 성과, 조직 배치, 평가를 관리하듯 AWM은 AI 에이전트의 역할, 권한, 성과, 비용, 위험을 관리한다.
국내 주요 IT 기업들도 기업용 AI 에이전트와 업무 자동화 플랫폼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에스디에스, SK텔레콤, 네이버클라우드 등은 기업 업무에 AI를 적용하는 플랫폼과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아직 'AI 에이전트 인력관리'라는 표현이 업계 전반에 자리 잡지는 않았지만, 기업용 AI 도입이 늘수록 관리와 통제 수요는 커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AI 에이전트를 직원처럼 배치하고 성과를 측정하고 권한을 통제하며 필요하면 퇴출까지 관리하는 체계가 필요해졌다"며 "AI 경쟁의 초점이 '활용'을 넘어 '관리'로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