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스'를 열면 무한히 큰 종이 같은 자유로운 공간이 열려요. 덕분에 아이디어가 쉽게 튀어나오는 것 같아요."
서울 성북구 대안교육기관 거꾸로캠퍼스에서 19일 만난 김하준(17) 군은 애플 기본 탑재 소프트웨어 넘버스의 장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거꾸로캠퍼스는 서울시교육청에 등록된 대안교육기관으로 국내 9개뿐인 ADS(Apple Distinguised School·애플우수학교)다. 학생들이 사회문제 해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자립심을 키울 수 있도록 가르친다.
넘버스는 데이터 시각화·분석 프로그램이다. 거대한 화이트보드 같은 빈 공간에 표, 글, 그림, 사진, 음성, 영상 등을 올리는 방식으로 구동된다. 3D 물체도 올릴 수 있다. 인터넷만 연결돼있으면 다른 학생·교사와 공동 작업도 용이하다. 이용자가 필요한 대로 자유롭게 쓸 수 있어 거꾸로캠퍼스가 자랑하는 '프로젝트형 교육'에 잘 들어맞는다.
거꾸로캠퍼스 학생들은 95% 이상 맥북을 사용한다. 학교는 입학생에게 맥북을 구매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 수업이 넘버스, 페이지스, 키노트 등 애플 기본 탑재 프로그램으로 진행돼서다. 페이지스와 키노트는 각각 문서 작성·출판 도구와 발표용 프로그램이다.
거꾸로캠퍼스가 애플을 선택한 건 조작이 어렵지 않으면서도 고품질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어서다. 이정백 거꾸로캠퍼스 교장은 "윈도우 노트북은 비싼 값을 주고 창작 도구를 별도 구매해야 하는데 맥북은 기본 소프트웨어가 잘 갖춰져 있다"며 "미감이 좋아 디자인도 용이하고 결과물 공유도 에어드롭으로 손쉽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 군은 친구들과 '연청'이라는 팀을 꾸렸다. 'AI 시대 생존 필수품'이라는 콘셉트로 중학생 대상 AI 사용법 교육 교구를 개발한다. 예를 들면 "환각초·맥락 파괴초·출처 오염초 등 3대 독초를 치료하기 위해 '팩트체크 구급상자'를 갖춰야 한다"고 교육하는 식이다. 연청은 현재 B2G(기업·정부 간 거래) 상품으로 교본을 만들었고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상품으로 보드게임을 만드는 중이다. 향후 초등학생과 고등학생으로 대상을 확장할 예정이다.
애플은 우수한 기술 활용 역량을 갖춘 교육기관을 ADS로 선정해 각종 지원을 제공한다. 현재 전 세계 41개국 1100여개 학교로 구성돼있다. ADS는 상호 교류 행사 참여, 애플 교육팀과의 협업 등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ADS 로고나 인증서를 홈페이지·간판·홍보물 등에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교장은 "지난해 대만, 홍콩, 일본 등 국가의 ADS가 거꾸로캠퍼스에 모여 각자 교육 방식을 소개하고 친분을 쌓는 행사를 진행해 도움이 됐다"며 "대안교육 기관은 정부 인가가 없어 애로사항이 발생하는데 애플 인증 기관이라는 점에서 신뢰도가 높아지는 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ADS라고 해서 별도 금전적 지원이 제공되진 않는다. 맥북 무상 제공이나 할인 등 혜택이 없다는 것. 거꾸로캠퍼스가 주력으로 쓰는 맥북은 아이패드와 달리 '애플 티처 인증 제도' 같은 교사 교육 프로그램이 없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이 교장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맥북을 활용하는 프로그램을 넣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맥북 활용법을 익히게 한다"며 "맥북을 쓰는 학생들이 모여있어 서로 사용법을 가르쳐주고 배우기도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