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대학'이 내년 4대 과학기술원(KAIST·GIST·UNIST·DGIST)에 문을 연다.
4대 과학기술원이 최근 발표한 2027년도 학사과정 입학요강에 따르면 GIST(광주과학기술원)·UNIST(울산과학기술원)·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는 내년 학사 과정부터 AI 단과대를 신설한다. 내년부터 입학 정원도 각 100명씩 늘었다.
AI단과대는 학사 과정부터 AI 전문 인력을 집중 육성한다는 목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핵심 AI 인재 사업이다. 지난해 11월 이재명 정부 첫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과학기술xAI 국가전략'이 의결된 후 12월 카이스트에서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AI 분야에 특화된 단과대가 국내에 개설된 첫 사례다.
카이스트에 이어 GIST, UNIST, DGIST도 내년부터 AI 단과대 운영을 시작한다. 각 과기원 관계자에 따르면 지금은 교수진을 채용하고 세부 전공을 기획하는 단계다. 각 과기원이 대전, 광주, 울산, 대구 등 지역별 과학기술 거점을 맡고 있는 만큼 세부 전공은 지역 산업군과 연계할 것으로 보인다. DGIST의 경우 근처에 '대구 국가로봇테스트필드'가 들어서는 만큼 '피지컬 AI'에 초점을 맞춘 교육 과정을 기획 중이다.
AI 단과대 입학 정원은 각 과기원별 100명(학부)이다. 다만 '무학과·무전공'으로 입학 후 2학년부터 전공을 택하는 과기원 특성상 신입생의 AI 단과대 진학 비율은 2028년 초에나 윤곽이 드러난다. 다만 현 재학생이 AI 단과대 신설에 따라 전공을 옮길 가능성도 있다. 기존 정보컴퓨팅대학을 AI 대학으로 전환하는 GIST의 경우 정보컴퓨팅대학에 재학 중인 대학생과 대학원생의 소속이 AI대학으로 바뀐다.
문제는 '실효성'이다. 전산학부·AI대학원 같은 기존 AI 관련 전공이 있는 만큼, '단과대' 단위로 출범한 AI 대학은 확실히 차별화된 교육 과정과 결과물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과학기술계에서는 AI 단과대가 과거 '소프트웨어학과'처럼 기술 트렌드에 따라 우후죽순 생겨난 전공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처음으로 AI 단과대를 개설한 카이스트의 경우 신설 후 첫 모집에서 정원의 약 12%를 간신히 채우며 논란이 됐다. 100명 정원에 단 12명이 지원한 것이다. AI 단과대 설립이 짧은 시간 내 급히 진행된 탓에, 설립 후에도 한동안 커리큘럼과 교수진, 행정 인력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신설을 앞둔 과기원들도 대부분 구체적인 커리큘럼과 교수진을 확정하지 못한 상황인 만큼, 카이스트의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과기원 관계자는 "AI 단과대 운영을 위한 기반을 미리 만들어 둬야 한다고 총장께서 여러 차례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또다른 과기원 관계자도 "운영 시기에 맞춰 커리큘럼 등을 바삐 준비하고 있다"며 "내년 AI 대학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문제없이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