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SK바이오팜과 손잡고 AI(인공지능)를 활용해 난치성 암 표적 치료제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초기 유효물질(히트)을 발굴했다. AI를 활용해 신약 개발 초기 연구 기간을 기존보다 60% 이상 단축하면서 바이오 AI 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SK텔레콤은 SK바이오팜과 공동 연구를 통해 암세포 표면 단백질인 'ROR1(Receptor Tyrosine Kinase-like Orphan Receptor 1)'을 표적으로 하는 신규 바인더 후보를 발굴하고, 이 가운데 2종이 초기 유효물질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바인더는 특정 단백질이나 세포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도록 설계된 물질이다. 신약 개발에서는 질병을 유발하는 표적과 얼마나 강하게 결합하는지, 구조적으로 안정적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해 후보 물질 발굴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입된다.
이번 연구의 표적인 ROR1은 혈액암과 일부 고형암에서 정상 조직보다 많이 발현되는 세포 표면 단백질로 차세대 항암 표적 치료제 개발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양사는 역할을 분담해 연구를 진행했다. SK바이오팜은 축적된 신약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신규 바인더 발굴 전략을 수립했고, SK텔레콤은 AI 기술을 활용해 대량의 후보 물질을 생성한 뒤 ROR1과의 결합 가능성을 분석해 실험 대상을 선별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기존 AI 방식의 한계를 극복한 점이다. 신약 개발에서는 AI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기존 데이터 기반 모델만으로는 새로운 후보 물질을 찾는 데 제약이 있었다.
SK텔레콤은 단백질 조각인 프래그먼트를 다양한 방식으로 조합하는 머신러닝 기법을 적용했다. 여기에 강화학습을 활용해 구조적으로 안정적인 조합에 높은 보상을 부여하면서 AI가 최적의 신규 바인더 구조를 스스로 탐색하도록 했다.
후보 물질 선별 과정에서는 SK텔레콤의 GPU 인프라를 활용해 수많은 후보를 병렬 처리했다. AI 모델은 각 후보가 ROR1과 어떤 방식으로 결합할 수 있는지와 실제 결합 가능성을 예측해 실험실 검증 대상을 빠르게 압축했다.
그 결과 연구는 약 5개월 만에 완료됐다. 기존 SK바이오팜 방식으로는 통상 1~2년이 걸리던 신약 초기 연구 기간을 60% 이상 단축한 것으로, AI가 신약 개발의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음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SK텔레콤은 이번 성과를 계기로 바이오 AI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양사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기반으로 바이오 특화 LLM(거대언어모델)을 개발하는 등 협력 범위를 신약 개발 전반으로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동연 SK텔레콤 AI Convergence 담당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활용한 바이오 특화 LLM 개발 등 바이오 AI 분야 전반으로 기술 협력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