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플] 아듀, 위메이드

이정현 기자
2026.07.25 08:00

<4> 박관호 위메이드 창업자의 퇴장

[편집자주] '겜플'은 게임과 플레이어(Game+Player)의 줄임말로, 게임하는 사람과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박관호 위메이드 창업자. 2026.07.24./사진=위메이드

위메이드 창업자 박관호 대표가 지난달 30일 자신의 지분 전부를 약 9200억원 규모로 중국 투자사 네오펄스에 매각했다. 충격적인 소식에 중국 자본이 한국 게임 산업을 점령하기 시작했다거나 박 대표의 선택에 아쉬움을 표하는 등 관련 기사가 쏟아졌다. 스타트업도 아닌 국내 중견 게임사를 이끌던 창업자가 26년 만에 엑싯(Exit)한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2024년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2012년 전문 경영인 체제를 시작하며 의장으로 물러난 지 약 12년 만이다. 박 대표는 당시 적자에 빠져 있던 위메이드에 대해 책임경영 의지를 내보였고 정상화를 위한 노력 끝에 회사는 곧바로 적자를 탈출했다. 주가도 올랐으며 최근 중국 기업과의 저작권 분쟁도 마무리 지었다.

1세대 개발자인 박 대표는 아웃사이더다. 게임 업계에서도 그를 잘 모른다. 김택진, 송재경, 김정주 등 다른 1세대 개발자들이 서울대, 카이스트 공대 출신인 것과 달리 그는 경영학과를 나왔다. 회사 내에서도 직접 지시하지 않고 주변 참모를 통한다. 박 대표를 아는 사람들은 그가 올해 초 주주총회에서 직접 주주들을 달래는 것을 보며 놀랐다고 했다. 이번 지분 매각도 개인적으로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발표 이후 지금까지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

박 대표의 26년은 신화라고 부를 만 하다. 대학교 컴퓨터 동아리에서 개발을 배운 그는 1996년 학교 앞 카페에서 친구와 게임 관련 대화를 나누던 중 카페 사장이 5000만원을 투자하기로 하면서 창업을 결심했다. 그 해 액토즈소프트를 설립했고 박 대표는 개발팀장을 맡았다. 1998년 '미르의 전설'을 출시해 주목받았으나 경영진과 견해 차이로 퇴사했다. 이후 2000년 위메이드를 설립했다. 위메이드에서 개발한 '미르의 전설2'는 크게 성공해 중국 국민 게임 반열에 올랐다.

미르의 전설2 이벤트샷. 2026.07.24./사진=위메이드

게임 업계에서는 박 대표의 퇴장을 그의 게임 개발에 대한 자부심과 연결 짓는다. 박 대표는 게임 개발을 천직이라 여기고 늘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미르 IP 이후 흥행작이 나오지 않았고 위메이드만의 뭔가를 해보자고 시작한 위믹스도 상장 폐지됐다. 현실적으로 국내 톱티어 개발사로 진입하기에는 너무 치열해진 경쟁 환경이 그를 퇴장시킨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주식담보대출이 부담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박 대표가 보유한 위메이드 주식 1335만738주 가운데 874만9773주에 질권·담보 계약이 설정돼있다. 이 중 398만635주는 올해 7~8월이 만기다. 보유 지분 상당 부분이 담보로 잡힌 상황에서 만기가 임박해오자 지분을 매각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다. 그가 마지막으로 임직원에게 쓴 글로 미루어 다른 이유 없이 때가 되어 퇴장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그는 "부모가 다 자란 자식을 더 큰 세상으로 떠나보내듯 한 걸음 물러나 성장을 응원하려 한다"고 했다.

기업인이 수익을 실현하고 떠나는 행위는 비판의 대상이 아니다. 국내 개발사를 중국에 넘겨 국내 게임 산업이 점령당한다고 우려하는 것도 고리타분한 인식이다. 중국은 게임 개발을 포함해 IT 분야에서 미국과 대등하게 경쟁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일본 서브컬처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올해 지스타 메인 스폰서를 중국 기업이 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떠날 사람은 떠난다. 한국 게임의 경쟁력 제고는 남은 자들이 풀어야할 과제다.

겜플 /사진=김현정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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