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떠돌던 스페이스X의 로켓 잔해가 8월 5일 낮 3시34분경 달 서쪽 표면에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달 궤도선 '다누리'(KPLO)가 마침 부근을 지날 예정이어서, 대규모 충돌 전후 모습을 담을 것으로 기대된다.
2일 NBC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스페이스X 발사체 '팰컨9'의 2단 로켓(상단부·2025-010D)이 5일 오전 2시34분(한국 시간 오후 3시34분) 달 서쪽 가장자리 부근에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2단 로켓은 지난해 1월15일 발사된 팰컨9의 일부분이다.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미국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의 달 착륙선인 '블루고스트'와 일본 아이스페이스의 달 착륙선인 '리질리언스'를 싣고 발사됐다.
발사체 1단은 발사 약 8분 후 대서양 해안으로 낙하시켜 회수했다. 탑재체가 실린 2단은 목표 지점에 달 궤도선들을 진입시킨 뒤 연료 부족으로 우주에 남았다. 이후 약 1년6개월 간 달과 지구 사이 타원궤도를 돌다, 달의 중력에 의해 서서히 달과 가까워졌다.
물체는 시속 약 8700㎞의 속도로 날아 아인슈타인 분화구 인근에 그대로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음속(진동이 이동하는 속도)보다 약 7배 빠른 속도다. 로켓 무게는 약 4.5톤(t), 길이는 12미터(m)에 이른다. 무거운 물체가 매우 빠른 속도로 충돌하는 만큼, 충돌 후 달에 커다란 인공 크레이터(분화구)가 생길 것으로 본다. 천문학 전문지 '애스트로노미'에 따르면 충돌로 생길 분화구의 깊이만 약 20~30m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충돌 시 '달 먼지'인 레골리스(regolith)도 달 표면 위 수㎞까지 분출될 것으로 보인다. 레골리스는 달 표면을 덮고 있는 먼지층이다. 운석 충돌로 형성된 작은 암석 파편으로 이뤄져 있다.
우리나라의 달 궤도선인 '다누리'(KPLO)가 충돌 순간을 촬영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다누리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해 2022년 쏘아올린 한국 첫 달 탐사선이다. 지난해 9월 달 동결궤도에 진입해 2027년까지 관측 임무를 수행 중이다. 동결궤도는 연료가 없는 상태에서 인위적으로 조정하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궤도를 유지할 수 있는 궤도를 말한다.
분석에 따르면 다누리는 로켓 충돌 약 2분 전 충돌 예상 지점에서 수㎞ 떨어진 곳까지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충돌 시각은 수치적 계산에 따른 예측인만큼, 날짜가 다가올수록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다누리와 함께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달 정찰궤도선(LRO)도 충돌 전후 현장을 관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