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신의 China Story] 중국 수출부진의 구조적 요인

정유신 기자
2015.06.09 07:44

중국 성장의 효자 역할을 한 수출이 주춤거리고 있다. 1978년 중국이 개혁·개방을 시행한 이래 1978~2014년까지 중국의 성장률은 평균 9.8%로 거의 두 자리, 통관기준 수출증가율은 무려 21.9%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선 성장률이 매년 0.5%포인트씩 떨어져 올해 1분기엔 간신히 목표치 7%에 턱걸이했다. 수출은 2011년엔 전년 대비 20.3%까지 늘었지만 2012년, 2013년엔 7.9%, 지난해엔 6.1%, 올해 1~4월에는 1.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중국의 수출 증가세가 이처럼 빨리 둔화된 이유는 뭔가. 물론 세계 경기회복 부진도 한 요인이다. 하지만 그보다는 중국경제의 구조적 요인이 수출에 타격을 준다는 게 시장의 의견이다. 전문가들이 첫째 이유로 꼽는 것은 임금, 특히 블루칼라 임금의 급상승이다. 중국도 이젠 ‘풍부하고 싼 양질의 노동력’이란 건 완전히 옛말이다. 30여년 동안의 고성장으로 농촌 잉여인력도 많이 줄어든 데다 농촌 소득증대를 위해 중국정부가 농민공의 최저임금을 매년 올리기 때문이다. 예컨대 2015년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의 최저임금은 2010년 대비 무려 80% 올랐다. 물론 여기엔 극심한 소득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2011~2020년 임금배증정책’이 배경에 깔려 있다.

둘째, 국내산 원유, 천연가스 사용의 이점도 없어졌다. 이전엔 중국에서 생산되는 원유, 천연가스를 정책적으로 해외가격보다 싸게 공급해서 중국기업의 가격경쟁력을 높이는데 일조했다. 그러나 시진핑정부 들어선 원자재 공급지역의 균형성장 요구에다 시장수급에 의한 가격결정정책도 영향을 줘서 국내외 가격차가 더 이상 없게 됐다. 결과적으로 중국기업 입장에선 그만큼 가격부담이 늘어난 셈이다. 셋째, 위안화 절상도 빼놓을 수 없다. 중국은 2005년 7월부터 통화바스켓에 연동한 관리변동환율제를 채택했지만 실제 위안화가격은 달러가격에 연동해 움직인다. 따라서 최근 수 년 동안 달러가 엔화와 유로화에 대해 대폭 절상된 만큼 위안화도 덩달아 강해진 꼴이 됐다. 복수통화로 구성된 실효환율로 보면 2010년 1월을 100으로 할 때 지난 5월 126으로 5년 만에 26%, 통계치가 처음 나온 1994년 7월 기준으로 보면 71.3%나 절상됐다고 한다.

아무튼 이런 요인들은 당연히 수출기업엔 엄청난 부담이 된다. 공급과잉으로 구조조정 압력에 시달리는 중국의 구경제기업(철강, 화학, 조선, 시멘트 등)은 물론이고 가격경쟁력에 의존해온 중소 수출기업들도 문제가 심각하다. 특히 중국 중소기업들은 은행 자금조달이 어려워서 수출에 애로가 생기면 자금난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비상사태인 셈이다. 주장(珠江) 델타지역의 1000여개 수출중소기업 설문조사에 의하면 80% 이상의 기업이 위안화강세가 수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했고, 20%는 위안화강세로 계약이 취소됐다고 답했다.

어렵기는 중국 내 외국기업도 마찬가지다. 올 1~4월간 중국 내 외국기업의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2.3% 오히려 줄었다. 특히 IT(정보기술)제품 생산기업이 많은 베이징은 무려 25.3%, 외국기업 수출의 31.8%와 13.2%를 차지하는 광둥성과 상하이도 3.7%와 13.2% 감소했다. 시장에선 외국기업 수출이 중국 총수출의 50%를 차지하는 만큼 상황이 녹록지 않단 판단이다. 예컨대 외국기업들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한다든지 하면 중국 수출이 더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정부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기는 하다. 우선 질적으로 중국제품의 고부가가치화를 촉진한다든지 민간기업 육성, R&D(연구·개발) 투자확대를 통해 기술혁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양적으론 위안화 절하 유도 외에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투자확대는 그동안의 과잉생산설비로, 금리는 이미 두 차례 인하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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