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엔 장기 멈춰"…비만 주사제 맞고 '윗배 통증' 쉬쉬? 이 병 놓친다

"최악엔 장기 멈춰"…비만 주사제 맞고 '윗배 통증' 쉬쉬? 이 병 놓친다

정심교 기자
2026.04.22 07:00

[정심교의 내몸읽기]

최근 체중을 빼면서 혈당도 관리하는 GLP-1 유사체 주사제가 대중화하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 관리의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특히 자주 발생하는 건 아니지만, 한번 발생하면 치명적일 수 있는 '급성 췌장염'의 전조 증상을 파악해둘 필요가 있다.

실제 6만6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최신 대규모 메타분석에 따르면 GLP-1 주사제 사용 그룹의 췌장염 발생 위험이 소폭 높게 나타났다. 또 미국 FDA 이상 사례 보고 데이터를 분석한 약물감시 연구에서는 관련 보고의 약 30%가 투약 첫 한 달 이내, 절반가량이 3개월 이내에 급성 췌장염 사례가 집중된 것으로 확인돼, 투약 초기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보통 비만 치료제를 투여하면 초기에 가벼운 메스꺼움·소화불량을 겪는 경우가 흔하다. 이 때문에 복부 불편감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다. 하지만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명치 끝, 왼쪽 윗배를 찌르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발생한다면 급성 췌장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그렇다면 왜 GLP-1 주사제 투약 중 췌장염이 왜 생길 수 있을까.

최신 연구들은 약물 자체의 직접적인 췌장 손상보다 '급격한 체중 감소'에 주목한다. 체중이 빠르게 빠지면(주당 1.5㎏ 이상) 간에서 콜레스테롤 분비를 늘리는데, 동시에 식사량이 줄면서 담즙 분비와 담낭 운동이 함께 줄어든다. 여기에 GLP-1 주사제가 담도 운동을 추가로 둔화시키면서 담즙 찌꺼기(슬러지)와 담석이 만들어지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지고, 이 담석이 췌관을 막으면 급성 췌장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이시영 교수는 "췌장염은 똑바로 누웠을 때 배가 팽팽해지며 통증이 심해지고, 몸을 앞으로 웅크릴 때 통증이 줄어드는 양상을 띤다"며 "특히 통증이 배에만 한정하지 않고 옆구리·등으로 뻗어나가는 방사통이 동반되거나 열, 심한 구토를 동반한다면 지체 없이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급성 췌장염은 초기에 발견해 금식과 수액 치료를 병행하면 대부분 회복한다. 하지만 방치하면 췌장 세포가 죽어가는 괴사성 췌장염, 여러 장기 기능이 멈추는 다발성 장기부전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만성 췌장염, 당뇨병 같은 2차 질환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신속한 대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만 최신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GLP-1 주사제가 약물군 전체로서 췌장염 위험을 뚜렷이 높인다는 근거는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 췌장염 병력이 있는 환자 161명을 추적한 연구에서도 약물 투약 후 재발률은 10% 수준으로 일반적인 재발률과 크게 다르지 않았으며, 재발 원인의 절반 이상이 고중성지방혈증이나 음주 등 약물 외 요인이었다.

이 교수는 "췌장염 이력만으로 약물의 치료적 혜택을 포기할 필요는 없지만, 투약 전 고중성지방혈증·담낭 질환·과음·흡연 등 개인별 위험 인자를 미리 점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투약 중에는 ▲1주일에 1.5㎏ 이상 체중이 빠르게 줄어든 경우 ▲식욕 부진, 거의 먹지 못하는 상태가 장기화하는 경우 ▲옅은 색(회백색) 변 ▲오른쪽 윗배 불편감이나 팽만감 등이 나타나면 담석·췌장염의 전조일 수 있어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이 교수는 "체중이 너무 빠르게 빠질 때는 약물 용량을 낮추고, 소량이라도 적절한 지방이 포함된 식사를 규칙적으로 유지해 담즙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게 담석·췌장염 예방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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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의료헬스팀장 정심교입니다. 차별화한 건강·의학 뉴스 보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現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차장(의료헬스팀장) - 서울시의사회-한독 공동 선정 '사랑의 금십자상(제56회)' 수상(2025) - 대한의사협회-GC녹십자 공동 선정 'GC녹십자언론문화상(제46회)' 수상(2024) - 대한아동병원협회 '특별 언론사상'(2024) - 한국과학기자협회 '머크의학기사상' 수상(2023) - 대한이과학회 '귀의 날 언론인상' 수상(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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