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 세상] "후~" 직장인 습관성 한숨, 계속 놔뒀다간…

이은정 기자
2016.04.20 08:12

직장인 스트레스 심하면 '화병', 63%가 인간관계 때문… 취미·명상 등 관리법 찾아야

[편집자주] 일상 속에서 찾아내는 정보와 감동을 재밌게 풀어내는 코너입니다. 좁게는 나의 이야기로부터 가족, 이웃의 이야기까지 함께 웃고 울고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합니다.

조용한 사무실. 후배가 연달아 한숨을 쉽니다. 분명 힘든 일이 있다는 확신을 갖고 한숨을 쉬는 이유를 물었습니다. 후배는 오히려 깜짝 놀라며 "제가요?"라고 반문 했습니다. 스스로 한숨을 쉬고 있다는 것조차 몰랐던 겁니다.

늘 '사람 좋다'는 말을 듣던 상사가 생각났습니다. 어느 날 가슴이 답답하다더니 결국 '화병'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충격이었습니다. 온화한 모습, 그 안으로 얼마나 큰 스트레스를 억눌렀던 걸까요.

온라인에선 한 워킹맘이 안면마비가 왔다며 도움을 호소했습니다. 과도한 업무량과 눈치 주는 상사 때문에 마음고생을 한 것이 원인이라고 합니다. "감기증상과 귀에 통증이 생기더니 입이 틀어져서 물을 마실 때도 새고, 눈도 잘 안 감긴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빨리 복직을 해야 한다"고 말해 여전히 스트레스를 받는 모습이었습니다.

미국 정신의학회에서는 '화병'을 한국문화 특유의 분노증후군으로 등재했습니다. 우리 민족에게만 나타나는 정신질환이라는 말입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서양 의학의 진단 분류 체계상으로 봤을 때 우울증과 불안 장애, 공황 장애 등의 혼합으로 보고 있습니다.

분명한건 화병은 '마음의 병'이라는 겁니다.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과 분노를 억누르면서 발생하는 정신질환으로, 심하면 안면마비 등 더 큰 질병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신체 특징으로는 답답함, 열기, 치밀어 오름, 가슴 뜀 등을 자주 느끼고, 한숨을 자주 쉬며 하소연이 눈에 띄게 늘어납니다.

/김현정 디자이너

직장인은 특히 조직 생활에서 매일 수많은 스트레스 요인에 노출되어 있지만 감정을 억누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지난해 직장인 44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90.1%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화병을 앓은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화병의 원인으로는 상사나 동료와의 '인간관계'(63.8%)가 가장 많았고 '과다한 업무와 성과에 대한 스트레스'(24.8%)가 뒤를 이었습니다. 그밖에 '고과산정에 대한 불이익'(3.6%), '야근'(3.1%),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2.7%)을 꼽기도 했습니다.

직장인들이 화병으로 겪은 증상으로는 34.6%가 '만성피로'라고 답했습니다. 다음으로는 '조울증'(19%), '탈모'(12.3%), '직업병'(9.8%), '호흡곤란'(6.2%), '공황장애'(4.2%) 순이었습니다.

문득 <신과의 인터뷰>라는 글에서 신이 인간에게 놀라워한 것 중 하나가 떠오릅니다. "돈을 벌기 위해 건강을 잃어버리는 것. 그리고는 건강을 되찾기 위해 돈을 다 잃는 것."

스트레스를 외면하는 것이 답은 아닌듯합니다. 힘들 때 스스로를 돌볼 수 있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으니까요.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서는 화병과 우울증의 예방법 3가지를 제시했습니다.

1. 착한 사람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기

아무에게나 마구 화를 내는 것도 문제이지만, 감정 표현을 전혀 하지 않는 것도 정신건강을 위하는 방법이 아니다. 상대방에게 말을 할 땐 가급적 주어가 '나'가 되도록. 예를 들면 "네가 이렇게 해서 내가 좀 섭섭했어"라고 나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다.

2. 스트레스 관리 잘 하기

다른 사람에게 화가 나서 스트레스를 받게 되었다면, 단순히 그 사람을 피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상황을 피할 수 없다면 그에 따른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취미 생활이나 휴식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도 좋다. 순간적으로 울화가 치밀어 오를 땐 복식 호흡이나 명상 등을 하면 당장의 화를 가라앉힐 수도 있다.

3. 증상이 심하면 전문가와 상의

화병 증상이 오래 가거나 생활에 어려움이 생기기 시작했다면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해야 한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찾거나, 각 시군구에 있는 정신건강증진센터 혹은 정신보건센터를 방문하면 치료가 필요한 상태인지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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