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에 이어 의대 정원 확대를 두고 대한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가 또다시 충돌했다. 의협은 전날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산하 분과위원회에서 의대 정원 문제를 새롭게 논의하겠다는 조규홍 복지부 장관의 발언에 반발하며 "향후 진행되고 이루어질 정부와의 각종 분야 모든 논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27일 밝혔다.
의협은 복지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이 일방적이라는 데에 유감과 분노의 뜻을 분명히 했다. 의협은 "복지부와 의협은 지난 2020년 9월 4일 의정 합의를 통해 의대 정원 문제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의정협의체'에서 논의하기로 합의한 바 있으며, 정부는 일방적인 정책 추진을 강행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면서 "하지만 이번 장관의 발언으로 지난 9·4 의정 합의문은 한순간에 휴지 조각으로 변해버렸고, 의료계와 정부와의 신뢰 관계는 무참히 짓밟혔다"고 분개했다.
의협은 의정 합의를 존중해 국민건강을 지키는 한 축으로 의료현안 협의체에 책임감 있게 참여해 오면서 각종 대안을 제시해왔으며, 이를 통해 무너져가는 우리나라의 필수 의료 및 지역의료를 살리고자 정부와 적극적으로 협력하며 노력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협은 "정부는 이번 '사건'을 통해 의료현안 협의체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고, 의료계와의 논의가 무의미하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셈"이라면서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될 필수 의료 및 지역의료의 붕괴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무책임한 발언으로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하고, 의료계의 신뢰를 저버린 보건복지부에 있음을 밝힌다"고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한편, 조규홍 장관은 인터뷰에서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해 "의료계와의 협의만으로 충분하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며 "보건의료정책 최고 심의기구인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중심으로 논의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위원회는 복지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의사 등 공급자를 비롯해 환자를 포함한 수요자 대표와 보건의료 전문가, 정부 위원 등으로 구성된다. 앞서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의·정 협의체 중심의 의료 인력 정책 수립은 '밀실 논의'라며 비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