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근종은 자궁의 근육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혹으로 변한 것을 말한다. 가임기 여성의 25~35%, 35세 이상 여성의 40~50%에서 발견될 만큼 흔하다. 성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발생하는 만큼 여성에게는 피하기 어려운 '숙제'와 같다. 자궁근종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명지병원 산부인과 이연지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자궁근종이 있을 땐 임신에 성공하기 어렵다고 여기지만 사실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다. 자궁근종은 위치에 따라 크게 점막하근종, 근층내근종, 장막하근종으로 나뉘는데 이 중 장막하근종은 임신과는 큰 관련이 없다고 본다. 반면 점막하근종은 태아 착상 등에 악영향을 미쳐 임신율을 70%나 낮추는 것으로 알려진다. 자궁점막하근종을 제거했더니 임신율이 약 2배나 증가했다는 보고도 있다. 자궁근종은 임신 유지에도 영향을 미쳐 조기 진통 위험은 1.9배, 조산 위험은 1.5배 높이는 것으로 보고된다.
특히 자궁근종이 여러 개 있거나 태반이 근종 가까이나 위에 위치한 경우, 근종의 크기가 5㎝ 이상일 때 조기 진통의 위험이 크다. 분만 전 출혈이나 태반조기박리의 위험도 3배 정도 높은데 △태반이 근종 위에 있거나 △근종 크기가 7~8㎝ 이상 큰 경우 더욱 위험하다. 태반은 태아와 모체의 자궁내막을 연결하는 조직으로 태아의 생존과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 자궁근종이 태반 위에 있을 때는 태반의 혈류 교환이 방해돼 태반조기박리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자궁근종 절제술 후 자궁파열 발생률은 0.2~3.7%로 보고된다. 별 문제가 없어도 수술 후 상처 치유를 위해 3~12개월은 피임하는 게 좋다. 다만 일부 연구에서는 자궁근종 절제술 후 안전한 기간은 없다는 의견도 존재하는데 이를 이유로 미국생식의학협회는 자궁내 구조를 왜곡시키지 않는 자궁근종은 애초 수술을 권고하지 않는다. 또 자궁근종의 크기가 3㎝ 미만이고 증상이 없다면 별도의 치료 없이 추적 관찰해도 된다.
임신하면 에스트로젠, 프로게스테론 등 여성호르몬이 증가하고 자궁동맥의 혈액량이 늘어 자궁근종이 커질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이론일 뿐, 그동안의 관찰 연구에 따르면 임신 중 자궁근종 크기는 거의 변화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된다. 다만, 자궁 내 혹이 근육 수축에 영향을 미쳐 산후 출혈량을 늘릴 수는 있다. 크기가 3㎝가 넘거나 태반 아래 근종이 위치할 때, 제왕절개 수술을 한 경우 산후 출혈이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다.
자궁근종일 땐 생리 과다, 생리통처럼 자궁 자체와 연관한 증상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자궁 앞쪽에 발생한 자궁근종의 크기가 커지면 방광을 압박해 소변이 더 자주 마려울 수 있다. 또, 자궁근종이 장운동에 영향을 미쳐 10명 중 6명가량은 변비, 소화불량, 복부 팽만감,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고 알려진다. 이유 없이 이런 증상이 지속하면 산부인과 전문의와의 상담 후 혈액검사 및 초음파, CT, MRI 등의 영상 검사나 방광 기능검사, 소변검사, 대장내시경 등 전문적인 검사를 한 번쯤 받아보는 게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