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주도로 우크라 공급 중이던 PURL 프로그램 방공 장비, 중동으로 갈수도

미 국방부가 우크라이나에 보낼 예정이었던 무기를 중동으로 전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 전쟁으로 인한 탄약 재고 부족을 보여주는 징후로 평가된다.
WP는 익명 소식통 셋으로부터 교차 확인한 사실이라면서 미 국방부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PURL(우크라이나 우선 지원 목록)에 따라 우크라이나로 보내려던 요격 미사일 등 무기를 중동에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이후 미국의 우크라이나 직접 지원은 거의 중단된 상태다. 다만 PURL을 통해서 미국은 유럽 국가들이 비용을 분담하는 조건으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해왔다. 유럽은 PURL을 통해 40억달러(6조원) 규모의 지원을 우크라이나에 약속했다.
미국이 공급하는 패트리어트 미사일, 사드(THAAD·고도도미사일방어체계)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탄도 미사일, 드론 공격을 방어하는 데 필요한 핵심 장비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이 (중동에서) 정말 많은 탄약을 소모하고 있어 이번 (PURL) 계약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탄약을 계속 공급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던 상황"이라고 했다.
다른 유럽 측 관계자는 "미국이 공급 계획을 변경하기로 결정하더라도 이미 (공급이) 진행 중인 물량이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물자 공급은 한두달 이후에나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미 국방부 소식에 밝은 한 관계자는 "향후 PURL 공급 물량에서 방공 체계가 제외될 수 있다"고 했다.
WP는 나토 측에서 부담한 PURL 대금 7억5000만달러(1조1200억원)를 우크라이나 지원이 아닌 미군 물자 보충에 전용할 것이라는 국방부 계획이 지난 23일 미 의회에 제출됐다고도 전했다. WP 취재에 응한 한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지원 자금을 대고 있는 유럽 국가들이 자금 사용처를 제대로 알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는 주미 대사 성명을 통해 "상당한 불확실성의 시기임을 이해한다"는 입장을 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3일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워싱턴이 처한 복잡하고도 미묘한 상황을 이해하고 있다"며 "중동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앞으로도 계속해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