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하다 '삐끗' 움직이기도 힘든 고통…폐렴까지 부르는 '이 병'

박정렬 기자
2023.11.27 11:37

[박정렬의 신의료인]

나이가 들어 원인 모를 허리 통증 생겼다면 단순한 노화 현상이 아닐 수 있다. 뼈가 성근 고령층은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살짝 주저앉기만 해도 척추뼈가 무너져내리는 척추 압박골절을 겪을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도 고려해야 한다.

척추 압박골절은 외부의 강한 힘으로 척추 모양이 납작하게 변형되는 골절 형태를 말한다. 우리 몸의 척추뼈는 원통 모양으로 내부 뼈 기둥으로 쌓여있는데, 이러한 뼈 기둥이 외부 충격에 부서지면서 변형이 일어난다.

일반적으로 압박 골절은 골밀도가 낮은 노년층에서 많이 발생한다. 골다공증으로 뼈가 약해진 상태에서는 넘어지거나 주저앉는 등 가벼운 충격이 '방아쇠'로 작용한다. 심한 골다공증일 땐 경우 단지 발을 헛디디거나 침대에서 일어날 때, 재채기하다가도 압박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세란병원 신경외과 최수용 과장은 "최근에는 교통사고, 무리한 운동으로 젊은 척추 압박골절 환자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세란병원 척추내시경센터 최수용 과장이 환자에게 척추 압박골절의 원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세란병원

척추 압박골절이 발생하면 골절이 일어난 부위에 급격한 통증이 발생하고, 특히 몸을 움직일 때 극심한 고통을 경험하게 된다. 기침하거나 앉는 동작만으로도 심한 통증을 호소할 정도다. 척추 압박골절이 이곳을 통과하는 신경인 척수 손상으로 이어질 경우 다리 쪽 통증과 저림, 심한 경우 마비까지 찾아올 수 있다. 압박골절이 척추 여러 곳에 발생할 경우 등이나 허리가 앞으로 굽는 척주후만증으로 악화하기도 한다.

척추 압박골절은 대게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통증이 줄고 뼈가 아물어 붙는다. 다만, 골절 부위에 체중이 실리지 않게 오랜 시간 누워서 지내야 해 불편이 따를 수 있다. 또 고령의 노인에게 압박골절이 잘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장시간 침대에 누워 지내는 것 자체가 욕창, 폐렴, 요로감염 등 합병증을 발생시킬 수 있어 이에 대비해야 한다. 보통 침대에 누워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4~8주에 걸쳐 허리 통증이 서서히 사라지지만 골다공증 환자는 치유되지 않고 골절이 더 진행할 수 있어 이런 경우는 추가적인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김영훈 교수

최근에는 골다공증성 척추 골절에서 수술 확률이 높은 환자를 척추 X선 시상면(신체를 좌우로 가르는 면) 지표와 MRI 검사로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제시돼 주목받기도 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김영훈 교수팀은 골다공증성 척추 골절 환자 중에서도 △ X선 시상면 지표상 척추가 앞으로 많이 굽어 있고, 골반이 앞으로 많이 틀어진 경우 △MRI에서는 척추뼈의 위아래 가장자리 끝에 골절이 있는 '종판타입'이 아닌 경우 상대적으로 보존적 치료에 실패하고 결국 수술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확인해 유럽척추학회 공식학술지(European Spine Journal) 최근호에 발표했다.

김영훈 교수는 "진료 현장에 예측법이 적극적으로 활용된다면, 골다공증성 척추 골절에서 수술적 치료가 늦어져 허리가 굽거나 보행장애와 대소변장애로 고생할 수 있는 환자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골다공증이 심한 환자는 욕실에서 미끄러지거나 재채기와 같은 작은 충격만으로도 뼈가 부러질 수 있는데, 특히 척추 골절이 발생할 경우 신경의 손상이나 허리가 굽는 등의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최수용 과장은 "척추가 약해진 중장년, 노년층이 낙상으로 압박골절이 발생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압박골절은 골다공증을 앓는 환자는 작은 충격이 가해졌을 때 발생하는 경우가 흔하지만, 골다공증이 없다면 오히려 손상 당시 외부에서 가해진 힘이 매우 컸음을 의미하므로 다른 손상은 없는지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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