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하는 당뇨 환자 '소리없는 암살자' 찾아와…암 발병 2.7배

박정렬 기자
2023.11.28 10:13

[박정렬의 신의료인]

국내 연구진이 고혈당 환자의 흡연 상태와 췌장암의 연관성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고려대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박주현 교수 연구팀은 췌장암 위험이 높은 당뇨병 전단계 및 당뇨병 환자가 흡연할 경우 췌장암 위험이 매우 높게 증가하는 반면, 금연할 경우 췌장암 위험이 비흡연자에 가깝게 감소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췌장암은 5년 생존율이 평균 15.2%로 전체 암 생존율(71.5%)의 5분의 1 수준에 그칠 만큼 치명적인 암이다. 복부 내시경이나 초음파로는 확인이 어렵고, 특히 췌장의 몸통과 꼬리 부분은 위장의 공기로 인해 관찰이 불가능한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만성질환 관리 등 예방 활동이 강조되는 배경이다. 일반인보다 혈당이 높은 당뇨병이나 당뇨병 전단계일 때 췌장암 위험이 높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졌지만, 이런 사람들이 흡연과 금연을 했을 때 췌장암 위험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해 규명된 적은 없었다.

박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국가건강검진 정보를 활용해 952만 명에서 발생하는 췌장암 위험을 흡연과 금연 상태에 따라 분석했다. 그 결과 2010~2018년 총 1만5245명이 췌장암을 새롭게 진단받았으며, 혈당이 높은 사람들이 흡연할 경우 췌장암 위험이 매우 높게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고대안산병원 가정의학과 박주현 교수.

구체적으로 정상 혈당인 사람이 흡연하면 췌장암 위험이 1.5배 증가했지만 당뇨병 전단계 및 당뇨병 환자가 흡연하면 그 위험이 각각 1.8배, 2.7배로 증가했다. 반면 혈당이 높더라도 금연을 한 경우, 특히 20갑년(1갑년은 하루 1갑씩 365일 흡연량) 이하로 비교적 짧은 기간 흡연했다 금연한 경우에는 췌장암 위험이 비흡연자와 거의 비슷하게 감소했다.

박주현 교수는 "흡연할 경우 췌장암 위험이 매우 높게 증가하지만 이를 금연을 통해 유의하게 감소시킬 수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특히 흡연 기간이 짧은 경우 금연을 했을 때의 이득이 더 분명하므로 이른 시기에 금연하려는 노력이 췌장암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번 달 종양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미국국립종합암네트워크저널'(Journal of the 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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