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라고 부르는 췌장은 15㎝가량 되는 긴 모양의 장기로 위의 뒤쪽에 있다. 호르몬을 분비해 혈당을 조절하는 내분비 기능과 소화효소들을 십이지장으로 분비하는 외분비 기능을 동시에 담당한다.
급성 췌장염은 이런 췌장에 급성 염증 반응이 일어난 상태다. 원래 췌장은 소화효소가 활성화되지 않아야 정상인데 췌장의 문제로 소화효소가 조기 활성화돼 췌장 실질의 부종, 출혈, 괴사 등을 유발한다. 김효정 고려대구로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명치 혹은 상복부에 심하고 지속적이며, 등 쪽으로 퍼지는 복통이 급성 췌장염의 주요 증상"이라며 "열이 나면서 구역질, 구토, 복부 팽만감과 식욕부진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급성췌장염의 가장 흔한 원인은 술과 담석이다. 특히, 급성 췌장염의 주요 증상인 복통은 술을 마실 때 유독 심해지는데 이는 술의 대사 산물이 췌장을 직접적으로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담석은 담낭에서 내려와 담도 끝 췌관을 막을 때 췌장 세포의 손상을 불러 췌장염을 유발한다. 중성지방혈증이나 복용하는 약제의 영향 등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급성췌장염은 △명치 혹은 상복부 심한 급성 복통 △혈청 췌장 효소가 정상 상한치의 3배 이상 △급성췌장염에 합당한 복부 영상소견 가운데 2가지 이상 해당하면서, 다른 췌장 질환이나 급성 복통을 일으키는 질환이 아닐 경우 진단할 수 있다. 대부분 금식과 충분한 수액 공급 등의 보존적 치료로 치료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마음을 놓아선 안 된다. 급성 췌장염의 20%가량은 중증 췌장염으로 악화하는 데 이 경우 신장 기능 저하, 저산소증 등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쇼크 상태에 빠질 수 있다. 김 교수는 "급성 췌장염으로도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며 "이 중 절반은 발병 2주 이내에 급격히 진행되기 때문에 초기에 적절한 치료가 합병증과 사망률 감소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췌장에 심한 염증 반응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면 췌관이 손상되고 췌장 실질이 돌처럼 딱딱하게 굳는 섬유화가 진행돼 만성췌장염으로 악화하기도 한다. 급성 췌장염과 달리 만성 췌장염은 췌장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모든 암 중에서 '최악의 생존율'을 보이는 췌장암으로 발전할 위험도 큰데, 만성 췌장염 환자의 암 발생률은 일반인보다 최대 8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효정 교수는 "상복부 쪽의 극심한 통증이 발생한 경우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면서"음주는 급성췌장염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알코올성 급성췌장염의 원인 제거를 위해 술은 최대한 줄이거나 마시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