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정원 감축도 가능" 법안 통과 초읽기…의사들은 찬반 의견 분분

박정렬 기자
2024.12.20 17:10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15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에서 열린 종로학원 2025 정시 합격점수 예측 및 전략 설명회에서 학부모들이 정시모집 배치 참고표를 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2024.11.15/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2026학년 이후 의대 정원을 줄일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전공의 집단사직과 의료대란 재발 방지를 명분 삼아 사실상 당론으로 추진하는 만큼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20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오는 23일 오후 법안소위와 전체 회의를 열고 더불어민주당 강선우·김윤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보건의료인력지원법' 개정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보건복지부 산하 보건의료인력정책심의위원회에 보건의료인력 수급추계위원회를 두고, 국가 단위와 지역 단위 수급을 전망하고 적정 인원을 심의·의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위원 과반은 보건 의료 단체가 추천하도록 했다.

특히, 부칙의 특례조항에는 이전 학년도 증원 규모로 사회적 부작용 등이 발생했을 때 정원을 감원할 수 있다는 내용의 조항이 마련됐다. 2025학년도에 1509명 늘렸던 의대 정원을 다음 연도부터 그만큼 더 줄이는 등 조절할 수도 있게 된다. 강선우 의원실은 "이번 법안은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비공개 실무 간담회 등을 통한 논의 후 나오게 됐다"며 "2026년부터 유예가 아니라 감원도 가능하다는 점을 법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의료계 주장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박형욱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사진=(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의대 정원 감축까지 열어둔 만큼, 법안 통과가 10개월째 이어진 의정 갈등을 해결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병원과 학교를 떠난 전공의들과 의대생이 내년까지 강경 투쟁을 천명하는 상황에 이들을 설득할 '명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25학년도 수시 모집이 끝나고, 정시 모집마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 '모집 중단'은 포기하고 이후 증원 규모를 일찌감치 논의하자는 현실론도 힘을 받는다. 2026학년도 신입생 규모를 줄이려면 내년 4월까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변경을 신청해야 해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다.

다만, 의료계가 전적으로 법안에 '찬성'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정부는 여전히 의대 증원 등 의료 개혁의 추진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는데, 수급추계위가 복지부 산하 위원회인 만큼 결국 '거수기'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의료계가 독립적으로 의사 수급을 추계하고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설치 운영에 관한 법률'처럼 의사 수뿐 아니라 면허 관리 등을 포괄적으로 규정하는 법안이 이번 기회에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차기 의협 회장 선거에 출마한 주수호 후보는 SNS(소셜미디어)에 "한마디로 의대정원판 건정심(건강보험정책 심의위원회)"라며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냐"고 반문했다. 건정심은 요양급여 기준과 비용 등을 논의하는 복지부 산하 위원회로 의사들로부터 "의사결정 과정이 불합리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수급추계위 역시 복지부의 뜻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김성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대변인은 "2026년 정원을 줄일 수 있다는 포인트를 바라보면 찬성 의견을 내겠지만 복지부의 컨트롤을 받는 위원회가 된다는 의구심을 가지고 바라보는 시각도 분명히 있다"며 "공개적으로 100% 찬성이라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국회-대한의사협회·대한전공의협의회 간담회' 모습./사진=[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법안 통과 여부와 무관하게 국회와 의료계의 소통은 이어지고 있다. 전날 박형욱 의협 비대위원장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은 민주당 소속 김영호 교육위원장,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과 만나 의대 증원 해법 등을 논의하는 공개 토론회를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오는 24일엔 민주당 보건의료특별위원회가 의료계와 의학교육 정상화를 위한 대토론회를 연다.

강희경 차기 의협 회장 후보(서울대 의대 교수)는 "의료계를 비롯한 다양한 집단의 의견이 공개적으로 논의되는 기회가 앞으로도 더 많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며 "합리적인 집단사고를 통해 보다 나은 결론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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