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조서 발견된 日여배우, 이 병에 사망?…겨울도 방심하면 안되는 이유

박정렬 기자
2025.01.22 16:02

겨울철 복병 '히트 쇼크'

영화 '러브레터'로 잘 알려진 일본 배우 나카야마 미호가 지난달 6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올해 데뷔 40주년을 앞두고 있어 팬들의 안타까움이 더 컸다. 현지 매체는 미호가 마지막으로 욕조에서 발견됐다는 점을 들어 '히트 쇼크'(Heat Shock)로 인한 사망 가능성을 제기했다. 따뜻한 물에 목욕을 즐기는 일본에서는 히트 쇼크로 인한 사망자가 교통사고 사망자의 5배라는 통계도 있을 만큼 드문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2023년 겨울에는 온천을 이용하던 고령의 한국인 3명이 히트 쇼크로 사망하는 사고가 알려지기도 했다.

히트 쇼크는 보통 여름 질환으로 여겨진다. 히트 쇼크는 한국어로 '열 실신'인데 대표적인 온열질환 중 하나다. 강시혁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22일 "열 탈진(Heat Exhaustion)은 땀이 너무 많이 나서 어지럽고 기운이 없는 상태로 열 실신은 이를 넘어간 단계"라며 "체온조절 중추가 작동하지 않고 장기 기능이 망가지는 것을 히트 쇼크 또는 '히트 스트로크'(Heat Stroke)라 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 흔하지만, 겨울철에도 목욕탕·온천 등에서 히트 쇼크를 겪을 수 있다. 더운 환경에서 우리 몸은 땀을 흘려 체온을 낮추는데, 이를 위해 피부로 가는 혈관은 확장하고 상대적으로 주요 장기로 가는 혈관은 축소된다. 땀으로 체액이 과도하게 빠져나가면 혈압이 떨어지는데, 주요 장기로 가는 혈액량이 부족한 상황에 혈압 저하가 겹치면서 의식 저하나 심장·간 기능 고장으로 위험한 상황에 부닥치게 된다.

[서울=뉴시스] 일본 배우 나카야마 미호(54)가 사망했다. 6일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나카야마는 이날 오전 도쿄 시부야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연락이 닿지 않자, 소속사 관계자가 집을 찾았다가 욕실에 쓰러진 나카야마를 발견해 신고했다. 이날 나카야마는 오사카에서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열 계획이었다. '컨디션이 좋지 않다'며 콘서트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이다. 사진은 지난 2017년 12월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두레라움홀에서 열린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나비잠 기자회견'에 참석한 배우 나카야마 미호. 2024.12.06. photo@newsis.com /사진=

강 교수는 "겨울철 열탈진도 간과해선 안 되는 문제"라며 "욕탕에 있다 땀을 많이 흘리면 혈압이 떨어지는데 이를 잘 모르고 벌떡 일어나 걷다가 픽 쓰러지는 경우가 흔하다"고 말했다. 히트 쇼크가 뜨거운 물에 들어갈 때 혈압이 치솟는 상황을 연상케 하지만 그보다 물에서 나올 때가 더 위험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욕조가 설치된 곳은 바닥이 미끄러우면서 딱딱하고 가정 내 화장실은 변기 등 단단한 물건이 많아 넘어질 경우 2차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주의가 요구된다. 강 교수는 "따뜻한 물도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물을 충분히 먹고 일어날 때 어지럽지 않은지 주의해야 한다"며 "몸에 이상을 느낀다면 즉시 앉아 쉬고 무리해서 걷지 말아야 한다. 고령자와 만성질환자라면 목욕탕이나 온천은 동반자와 함께 이용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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