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환자는 항암화학요법 시행 후 근육 감소 정도가 수술을 포함한 치료 결정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유정일 교수, 영상의학과 민지혜 교수 연구팀은 췌장암 환자의 항암화학요법 후 골격근 지수변화(ΔSMI)와 췌장암 표지자(CA 19-9)에 따른 치료 결과를 분석해 '악액질·근감소·근육 저널'(Journal of Cachexia, Sarcopenia and Muscle)' 최근호에 발표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15~2020년 경계성 절제 가능 췌장암(BRPC)과 국소 진행성 췌장암(LAPC)으로 진단받고, 4차례 이상의 선행항암화학요법(FOLFIRINOX)을 받은 환자 22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환자들의 평균 나이는 60세로 남성이 절반 이상(54.6%, 124명)이었다. 종양의 크기 중앙값은 3.1㎝, 위치는 췌장의 머리와 목 부위가 65.2%로 가장 많았다. 나머지 환자들의 종양은 췌장의 몸통 또는 꼬리 부위에 위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분석 기간 환자의 1년 전체 생존율은 87.1%, 2년 생존율은 50.7%였다. 무진행 생존율 중앙값은 13.4개월로 집계됐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항암요법 전후 골격근 지수의 변화(ΔSMI)가 클수록 췌장암의 재발이 흔하고, 사망 가능성이 커졌다. 연구팀은 골격근 지수변화(ΔSMI)와 이미 확인된 중요 인자인 췌장암 종양표지자(CA 19-9)를 기준으로 두 가지 위험 요인이 모두 없는 그룹 (1그룹), 한 가지 위험이 있는 그룹(2그룹), 두 가지 위험이 모두 있는 그룹(3그룹)을 분류해 예후 차이를 조사하고 최선의 치료 방안을 모색했다.
그 결과, 3그룹에 속하는 고위험 환자는 위험요인이 복합적이라 국소 치료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는 만큼 다학제 접근을 기반으로 새로운 치료 옵션을 찾는 것이 환자에게 보다 유리할 수 있다고 판단됐다. 반면, 1그룹은 조기 국소 치료의 효과가 가장 높은 만큼 기존 치료 전략을 유지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결과가 나왔다. 2그룹은 근 감소가 더 진행되지 않도록 고단백 영양을 보충하고, 체력회복을 위한 저강도의 신체활동 등을 병행하면서 국소 치료를 하거나 새 치료법을 적용하는 방안이 효과적일 것이라 연구팀은 제안했다.
이번 연구는 췌장암 환자의 치료 과정에서 근감소증의 변화를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이 치료 효과를 정밀하게 평가하고 개별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 시기를 결정하는 데 중요하다는 것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민지혜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가 췌장암 치료법의 선택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췌장암 환자들의 생존율 향상과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유정일 교수는 "췌장암 환자의 골격근 지수 변화율을 치료과정에 포함하면 개별 환자에게 맞춤형 치료 전략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췌장암은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환자에게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 치료 전략을 제시하여 희망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의 치료와 연구에 경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