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전 와병생활 2년…간병 플랫폼 대표 "노인 돌봄, 민간이 주도해야"

정심교 기자
2025.06.15 17:28

[인터뷰] '실버웨이브' 출간한 박재병 케어닥 대표

우리나라는 지난해 12월, 65세 이상 고령자가 인구의 20%를 넘어선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다. 덩달아 시니어 산업도 빠르게 성장하는데, 2018년 국내 최초 요양시설 검색 플랫폼으로 출발한 '케어닥'도 병원 간병, 자택 간병, 방문요양 등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며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 회사 박재병 대표는 최근 '실버웨이브-대한민국 초고령사회 시작, 누가 먼저 기회를 잡을 것인가?'(이하, 실버웨이브)란 신간을 내고 "노인 돌봄은 공공이 아닌 민간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시니어 간병 전문기업을 운영하는 박재병 대표가 이 책을 통해 강조하려 한 메시지는 뭘까. 그에게서 시니어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들어본다.

박재병 케어닥 대표와 그가 저술한 신간 '실버웨이브'. /사진=케어닥
Q. '실버웨이브'를 집필한 계기는.

"시니어 관련 시장은 커질 수밖에 없고, 2030년 예상되는 국내 시장 규모만 168조원대에 달한다. 2050년까지는 시니어 시장의 축소·침체 없이 장기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이런 '친고령화 사회'에서 산업계가 찾을 새로운 기회와 주목해야 할 산업 트렌드에 대한 해설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실제 시니어 산업 현장의 시각을 담은 인사이트(통찰력)를 최대한 많은 이들에게 전달하고 싶어 집필에 나섰다."

Q. 책에서 언급한 시니어 산업 중 특히 주목할 분야는.

"시니어 산업의 가장 큰 두 축은 '어르신 돌봄'과 '주거'다. 특히 두 분야에서 민간의 역할, 성장 방향에 대한 의미 있는 통찰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 대부분의 사람은 노화 과정에서 사망 전 평균 2년 정도 와병 생활을 겪는다. 의학의 발달로 '유병장수'가 현실화해서다. 이런 상황에서 필요한 건 '의료 서비스', 시니어의 일상과 건강 관리를 돕는 '간병 서비스', 여생을 안전하고 품위 있게 보낼 수 있도록 돕는 '주거 서비스'다. 넓은 의미에선 '돌봄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연계한 주거 산업이 초고령화 사회에서 시니어 케어 수요를 통합적으로 해결할 해법이라 볼 수 있다."

박재병 대표가 펴낸 '실버웨이브' 책 표지 이미지. /사진=클라우드나인
Q. 책에서 노인 돌봄이 민간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언급했는데.

"그렇다. 정부에서 제공하는 '노인장기요양보험' 등 공적 돌봄의 문제는 현실적으로 '돌봄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실제 65세 이상 노인 1000만명 중 장기요양보험 서비스 혜택을 받는 사람은 10% 정도인 110만명에 불과하다. 여기에 속하지 못한 노인 중에서도 돌봄이 필요한 이들이 있다. 정작 수급자도 충분한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적잖다. 결국 돌봄에 공백이 발생한다. 게다가 노인장기요양보험은 2026년 적자로 돌아선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민-관 협력을 통한 돌봄 역할 분담은 필연적이다. 미래 돌봄은 민간이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한다. 매년 노인 인구가 60만~70만명씩 느는데 공공복지 차원의 돌봄만으로는 물리적·재정적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Q. 민간 중심의 돌봄 시장에서 케어닥의 전략은.

"케어닥은 간병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사용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정보의 비대칭을 없애기 위해 노력한다. 그 예로 간병인 매칭 서비스를 개발하며 업계 최초로 간병인·요양보호사의 사진, 자격 사항, 돌봄 이력,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 등이 담긴 프로필과 실사용자 후기 등을 공개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달부터는 카카오헬스케어와 손잡고 카톡 챗봇 '케어챗'을 통한 손쉬운 간병 예약 서비스도 선보인다. 입원 예약 과정에서 케어닥을 통해 병원 전문 간병 서비스를 한 번에 신청할 수 있는 서비스다."

"해외 돌봄 인력 유입도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돌봄 수요에 비해 공급이 한정적이며, 그만큼 돌봄 수요자의 경제적 부담도 크다. 해외에서 전문 돌봄 인력이 안정적으로 유입되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 될 수 있다. 특히 케어닥이 인력 송출 관련 협의 중인 베트남·미얀마·인도네시아 등은 글로벌 간병 파견 경험이 풍부하고 특화 인력 양성에 적극적이다. 정부에서도 외국인 간병, 돌봄 인력 유입을 본격화하는데, 다국적 우수 돌봄 인재 영입이 시작되면 시장 내 인력 공급 불균형도 완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실버웨이브' 출간을 기념해 열린 북콘서트 현장. /사진=케어닥
Q. 돌봄을 넘어 시니어 하우징 부문을 주목하는 이유는.

"돌봄이란 행복하고 존엄한 노년기를 위해 시니어의 일상과 건강을 돕는 서비스다. 이를 공간적 차원에서 접근한 게 '시니어 하우징'이다. 국내 시니어 하우징 사업은 걸음마 단계다. 국내 '시니어 주거 시설'은 중증 질환 노인 돌봄을 목적으로 한 요양원, 요양병원이나 지나치게 프리미엄화된 시니어 타운으로 양분화했다. 평범한 노인이 입소할 수 있는 노인복지주택은 2023년 기준 입소 정원이 9006명(총 40개소)이다. 전체 노인 인구(1000만명)의 0.1%에 불과하다. 시니어 생애주기에 맞춘 구조·서비스를 제공하면 노인의 삶을 더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 개별 재가 돌봄을 이용할 경우 간병 서비스 및 일상에 필요한 주거비·식비·관리비와 기타 소모품 구매 등에 드는 비용이 1인당 최소 700만원이다. 반면 시니어 하우징에서는 추가 서비스를 받더라도 돌봄 비용을 400만원대 이하로 줄일 수 있다. 일종의 '규모의 경제' 현상이 발생해서다."

Q. 올해 케어닥이 집중하는 사업 방향성은.

"케어닥의 하이엔드 주거형 요양시설 브랜드'케어닥 케어홈'을 비롯한 시니어 하우징 사업 분야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케어닥 브랜드 가치를 눈여겨본 자산운용사인 인베스코에서 투자받았다. 대규모 펀드를 기반으로 직영 시설을 확장하는 데 집중할 것이다. 연내 케어닥 케어홈 6호점을 신설하고, 2030년까지 100호점 이상 신설이 목표다. 시장 내 새로운 'K-시니어 주거' 표준을 만들고 궁극적으로는 이를 통해 산업을 선도해 나가는 게 목표다. 물론 기존 돌봄 서비스는 더 탄탄하게 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케어닥의 전문성을 담은 다양한 서비스를 전국에서 접하도록 방문요양, 주·야간, 데이케어, 요양원 등 가맹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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