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예산이 삭감돼 바이오헬스 제조업 조사는 제외했습니다."
최근 '2024년 한국 의료서비스 해외 인식도 조사 보고서'를 발간한 보건복지부 산하기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의 말이다. 진흥원은 2021년부터 의료기기, 의약품, 화장품 3개 산업을 대상으로 이 조사를 시작했고, 2022년부터 의료서비스 분야까지 4개 분야로 조사 대상을 확장했다. 해외 주요 국가의 한국 의료서비스 인식을 관찰하고, 국내 바이오헬스 산업계의 해외 진출, 외국인 환자 유치 등에 필요한 맞춤형 전략을 도출하려는 게 조사 목적이다.
그런데 올해 보고서에선 기존에 수행하던 의약품, 의료기기, 화장품 등 제조업 분야의 해외 인식도 상세 조사 내용이 제외돼 있었다. 이에 기업별 인지도 등의 자료도 빠지게 됐다. 처음 조사 시작 때는 예산이 2억원이었는데 이번 조사에선 7000만원으로 65%나 급감한 탓이다.
이전 정부인 윤석열 정부가 2023년 2월 대대적인 투자와 지원으로 의약품 수출 규모를 2027년 160억달러(약 22조1500억원)로 2배 확대하는 등 '글로벌 6대 바이오헬스 강국'이 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지만, 실제 관련 분야 투자는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정부의 제약바이오 분야 R&D(연구개발) 예산도 2023년 2조5826억원이었는데, 지난해 바이오헬스 R&D 투자 예산은 2조2138억원으로 되레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정부도 국정과제로 '의료AI·제약·바이오헬스 강국 실현'을 꺼내 들었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밑그림은 제시하지 않았다. 지난 13일 진행된 국정기획위원회의 국민보고대회에서도 바이오가 타 산업 대비 비중 있게 다뤄지진 않았다. 관련 업계에서 우려를 내비치는 배경이다.
중국은 정부 주도의 제약바이오 R&D 투자 등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제약업계 기술수출 계약 중 중국의 신약후보물질이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5년 전 5% 미만이었던 것 대비 성장세가 가파르다. 업계에선 "정부가 제약바이오 R&D에 대폭 투자하지 않으면 중국, 태국, 인도 등에 뒤처질 수 있다"고 본다. 이재명 정부의 제약바이오 강국 실현이란 공언이 허언에 그치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