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너도나도 '기적의 비만약'…상반기 비만약 처방 114만여건

박미주 기자
2025.08.25 16:16

위고비 등장 이후 비만약 처방 급증…상반기 비만약 처방 114만1800건으로 두자릿수 증가
위고비 처방은 전체의 30%…매출 기준 위고비 점유율은 2분기 82% 달해
'마운자로' 이달 출시에 비만약 시장 커질 전망…오남용·부작용 위험도 커져 관리 필요

비만약 국내 처방 현황/그래픽=이지혜

국내에서 비만약 처방이 급증했다. 특히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약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지난해 10월 출시된 이후 비만약 처방이 크게 늘었다. 올 상반기 비만약 처방은 114만1800건에 달했다. 이 추세라면 올해 비만약 처방이 전년 대비 약 26% 늘어나게 된다. 지난해 비만약 처방이 전년 대비 1%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증가한 수치다. 이달 '기적의 비만약'으로 불리는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까지 출시돼 비만약 수요와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오남용과 이에 따른 부작용 우려도 커져 주의가 요구된다.

올 상반기 비만약 처방 114만1800건, 전년 대비 약 26% 늘어난 셈…위고비 처방 30%로 증가

25일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비만치료제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 점검 현황'을 보면 국내 비만약 처방은 2023년 179만4132건에서 지난해 181만3386건으로 1만9254건(1%) 증가했다. 올해는 더 크게 늘어 상반기에만 114만1800건을 기록했다. 올 하반기에도 상반기 때만큼의 비만약 처방이 이뤄진다면 올해 비만약 처방은 전년 대비 약 26%(약 47만건) 급증하게 되는 셈이다.

지난해 10월 국내에서 출시된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기반 비만약 위고비 등장 이후 비만약 수요가 크게 증가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위고비 처방이 크게 늘었다. 올 상반기 위고비 처방은 34만5569건으로 전체 비만약 처방 중 30.3%를 차지했다. 지난해엔 위고비 처방이 4만9815건으로 전체 처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7%였는데 더 늘어난 것이다.

위고비 등장 이후 같은 GLP-1 계열 비만약인 삭센다는 처방 비중이 줄었다. 지난해 처방이 20만5109건으로 전체의 11.3%였는데 올 상반기엔 3만8424건(3.4%)으로 감소했다. 위고비는 주 1회만 투여하면 되는데 삭센다는 매일 주사해야 하고, 체중감소 효과도 삭센다보다 위고비가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임상시험에서 68주간 고용량 위고비 주사를 맞은 참가자들의 체중이 평균 15% 감소한 반면 삭센다는 56주간 평균 7.5%의 감량 효과를 보였다. 다른 식욕억제제인 '큐시미아'도 지난해 처방이 29만3326건으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6.2%였는데 올 상반기엔 13만7276건, 12.0%로 줄었다.

매출 기준 2분기 비만약 시장 1686억원, 전년 대비 3배…위고비 매출 점유율 82% 증가
매출 기준 국내 비만약 시장과 '위고비' 점유율/그래픽=김지영

매출 기준으로 봐도 위고비 등장과 함께 국내 비만약 시장이 증가했다.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매출 기준 올해 2분기 국내 비만약 시장은 16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2억원 약 3배에 이른다. 205.4%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 위고비가 출시되면서 비만약 시장이 커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3분기 489억원에서 지난해 4분기 970억원을 기록했고, 올 1분기에는 1122억원을 기록했다.

위고비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64.2%에서 올해 1분기 73.2%, 올해 2분기 82.1%로 점점 높아졌다. 위고비 매출은 올해 1분기 821억원에서 2분기 1384억원으로 증가하며 분기 매출이 1000억원을 넘어섰다.

다만 이달 위고비보다 체중감량 효과가 큰 마운자로가 국내에 출시되면서 위고비의 높은 점유율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마운자로는 GLP-1과 위억제펩타이드(GIP)에 동시 작용하는 이중작용제로, 허가용 임상시험 72주 차에서 체중 감량률이 22.5%에 달했다. 상용화된 비만약 중 체중 감량 효과가 가장 크다.

'마운자로' 등장에 비만약 시장 커지고 위고비 점유율 낮아질 전망…오남용·부작용 우려 커져
20일 서울 종로구 종로베스트의원에 비만치료제 '마운자로'가 놓여 있다. /사진= 뉴시스

마운자로 등장으로 국내 비만약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의 한 의원 원장은 "더 뛰어난 마운자로가 나온 데다 위고비 가격은 낮아져서 비만약이 더 대중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주의해야 할 것은 오남용과 부작용이다. 이 원장은 "다이어트 욕심에 체중이 정상인 사람도 비만약을 처방받으러 오는 경우가 많다"며 "키 150㎝에 몸무게 42㎏인 사람도 위고비 처방해달라 왔을 정도"라고 했다. 이어 "의사 입장에서 우리 의원에서 처방받지 않아도 다른 곳에서 처방받을 것을 감안해 정상 체중인 사람에도 위고비를 처방하는 경우가 많은데 위고비를 나눠쓰는 사람도 많아 오남용과 부작용 우려가 크다"면서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서영석 의원은 "연이은 비만치료제의 등장으로 비만치료제 자체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시장도 커지고 있다"며 "계속되는 치료제 개발은 비만이 생활습관의 문제를 넘어 치료 대상의 질환으로 간주되고 환자의 건강 개선에 기여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러한 현상이 무분별한 투약 오남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의료진의 정확한 진단과 처방 대상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주사제는 △초기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인 성인 비만환자 또는 △BMI가 27㎏/㎡ 이상 30㎏/㎡ 미만이면서 고혈압 등 1개 이상의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이 있는 성인 과체중 환자에게 처방되는 전문의약품이다.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GLP-1 계열 비만치료제를 허가 범위 내로 사용해도 오심, 구토, 설사, 변비 등 위장관계 이상반응과 발진, 통증, 부기 등 주사부위 반응이 흔하게 나타난다. 과민반응, 저혈당증, 급성췌장염, 담석증, 체액감소 등의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 또 일부 의약품은 갑상선 수질암 등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투여 금기라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하고, 당뇨병(제2형) 환자에서 저혈당·망막병증 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관련 병력이 있는 환자는 특히 신중히 투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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