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과 밤의 온도 차가 10도 안팎에 달하는 시기다. 일교차가 크면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데, 이 때문에 여러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특히 '대상포진'과 '폐렴'은 감기와 초기 증상이 비슷해 감기로 착각하다가 치료의 골든타임(최적기)을 놓치기 쉽다. 특히 고령층이 골든타임을 놓쳤다간 중증으로 이어지거나 평생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대상포진은 신경절에 잠복한 수두바이러스가 다시 활성화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3년 대상포진 환자의 67%가 50대 이상으로, 장년층 이상의 연령대에서 특히 취약했다.
1일 박희승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국회 보건복지위윈회)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상포진 환자 수는 2020년 72만4022명에서 지난해 76만2709명으로 4년 새 5.3% 증가했다. 올해 1~7월 대상포진 환자 수는 45만5712명에 달했다.
2020년부터 올해 7월까지 6년 가까이 대상포진 환자 수는 355만9436명. 그중 여성이 213만1308명(59.9%), 남성이 142만8128명(40.1%)이었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이 152만7861명(42.9%)으로 가장 많았지만 0~19세도 9만5564명(2.7%)으로 전체 연령층이 대상포진의 위협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대상포진 치료의 골든타임은 물집이 나타난 후 72시간(3일) 이내로, 이 기간 내에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시작해야 신경통 등 합병증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문제는 초기 증상이 발열과 근육통 등으로 몸살감기와 비슷해 감기로 착각하는 경우가 적잖다는 것.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정하 교수는 "대상포진은 발병 초기에 치료해야 후유증을 막을 수 있다"며 "60대 이상이거나 만성질환자가 대상포진 치료 시기를 놓치면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수년간 또는 평생 이어져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상포진 발병 후 시간이 지나면 이마·목·등 부위에 띠 모양의 발진·물집(수포)이 생기고 극심한 통증이 뒤따른다. 지각 이상이 동반될 수 있으며, 급성기에는 뇌수막염, 척수염 등 다양한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다.
최선의 예방법은 백신 접종이다. 대상포진 백신은 생애 한 번 접종하며, 1회 접종하는 생백신과 2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하는 사백신(유전자재조합)이 있으며, 50세 이상 성인에게 권장된다.
최근에는 대상포진 예방 효과, 후유증 감소 효과가 더 좋은 사백신이 널리 사용된다. 다만, 대상포진을 앓았다면 회복한 지 6개월~1년은 지나야 접종할 수 있다. 박정하 교수는 "예방접종으로 대상포진 발생률을 절반가량 줄일 수 있고, 대상포진 후 신경통 발생 확률과 중증도를 낮출 수 있다"며 "생백신은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이용하므로 오히려 예방접종 때문에 대상포진이 발생할 수 있어 전신 상태가 좋을 때 접종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다만 대상포진 예방접종은 비급여로 예방접종 가격의 편차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항목 중 스카이조스터주는 7만4700원~30만원, 조스타박스주는 7만5000원~40만원, 싱그릭스주는 13만원~42만원이었다. 박희승 의원은 "대상포진은 옷깃만 스쳐도 아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고통이 극심한데 사회적 비용이 큰 만큼, 고령층을 비롯해 저소득 취약계층에 대한 점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폐렴 사망자의 90%가 65세 이상일만큼 폐렴은 고령층의 생명을 위협한다. 세균·바이러스·곰팡이 등 다양한 원인균으로 인해 폐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폐렴의 원인으로는 세균·바이러스·곰팡이 등이다. 드물게는 화학 물질이나 구토물 같은 물질을 흡입해 폐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요즘은 효과적인 항생제 덕분에 폐렴 상당수가 완치된다. 하지만 폐렴 원인균이 항생제 공격에서 점점 더 강해지면서(항생제 내성) 폐렴은 옛날보다 더 치료하기 어려워졌다는 게 의학계의 평가다.
기침·고열·가래 등의 호흡기 증상, 오한, 두통, 오심, 구토, 근육통 등 전신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몸살감기로 오인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가래 색깔이 노랗거나 탁하게 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가벼운 폐렴에선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박정하 교수는 "폐렴은 중증으로 진행되고 나서야 뒤늦게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며 "고령일수록 감기·독감의 합병증으로도 발생할 수 있어 기침·발열 등 가벼운 증상에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폐렴을 예방하는 폐렴구균 백신은 모든 폐렴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만성질환자는 최대 84%의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폐렴 감염 시 치명적인 △65세 이상 노인 △만성질환자(당뇨병, 심혈관계 질환, 호흡기 질환 등) △면역저하자는 폐렴구균 백신 접종이 권고된다.
박정하 교수는 "연령이 높을수록 백신의 항체 형성률과 효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권장 연령이라면 접종을 미루지 말고 지체 없이 접종해야 한다"며 "대상포진과 폐렴구균 백신은 동시 접종이 가능하므로 접종 이력을 보고 접종 계획을 세우길 바란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