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을 대표하는 '짜고 달고 기름진' 음식은 우리 몸의 시계를 빠르게 움직인다. 특히 혈당 조절이 어려운 임산부의 경우 당분이 높은 음식을 과하게 섭취하면 고혈당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임신 중 고혈당은 엄마는 물론 신생아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연휴에도 균형 잡힌 식단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추석 상차림에 올라오는 전, 각종 튀김류, 양념이 센 요리, 한과·약과 등은 칼로리·당분·포화지방이 높아 혈당을 빠르게 올린다. 임산부는 호르몬 변화로 혈당 조절이 평소보다 어렵기 때문에 당분 높은 음식을 과하게 먹을 경우 고혈당에 노출될 수 있다. 임신 중 고혈당은 태아 과체중(거대아), 출생 후 저혈당, 호흡곤란증후군 증 신생아 건강 문제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 임신 중 고혈당에 오래 노출된 태아는 분만 후 평생 비만과 당뇨 등 만성적 건강 문제를 겪을 확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임산부의 건강한 명절 식단을 위해선 전·튀김보단 오븐에 굽거나 에어프라이어를 활용한 조리법을 사용하는 게 좋다. 당분이 높은 간식은 피하고 과일도 과다 섭취는 주의해야 한다. 여러 음식이 한 번에 나와도 소량씩 천천히 먹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채소나 샐러드 등을 충분히 먹어 포만감을 주도록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특히 고위험 임산부라면 명절 연휴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우리나라는 임신으로 인해 산모와 태아에게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일반 산모에 비해 높은 고위험 임산부가 증가하고 있다. 고위험 임신의 주요 위험 요소는 △다태임신(쌍둥이) △35세 이상 고령 임신 △19세 이하 산모 △과거 유산·조산·기형아 출산력 △유전 질환 가족력 △만성질환(당뇨·고혈압·신장병·갑상샘질환·심장병) △저체중·비만 △임신성 고혈압·당뇨 등 여러 원인이 있다.
명절에는 고향 방문과 장시간의 차량 이동, 가사노동, 가족 응대 등 다양한 활동이 예정되지만, 이 시기 임산부는 평소보다 더 섬세한 건강관리가 요구된다. 장시간 운전이나 승차 상태가 지속될 경우 하체 혈액순환 장애와 혈전 위험도 증가할 수 있다.
일단 장시간 차량 이동이 불가피하다면 1시간 간격으로 정차해 가볍게 스트레칭하고 혈액순환을 도와야 한다. 차 안에선 가능한 한 편안한 자세를 유지하고 방문 예정 지역의 산부인과 병원과 분만 가능 의료기관 정보를 미리 파악해 두면 도움이 된다. 갑작스러운 복통과 규칙적인 양상의 배 뭉침, 출혈 등 증상이 있을 때는 병원에 빠르게 방문하고 병원 위치, 연락처, 진료 가능 시간 등을 사전에 준비하는 것이 안전하다.
※도움말=강병수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