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한 조각을 그대로 먹을 때와 통째로 갈아 마실 때(100% 과일주스), 설탕·인공첨가물이 든 수박주스 음료를 마실 때… 이 가운데 어느 방식이 제2형 당뇨병(성인에게 흔한 유형의 당뇨병) 발생 위험을 높일까요?
그 정답을 알려주는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아메리칸 의학저널 10월호에 실려 주목됩니다. 중앙보훈병원 가정의학과 이청우 전문의와 국립암센터 명승권 교수 연구팀은 주요 의학 데이터베이스(PubMed, EMBASE 등)를 활용해 2024년 8월까지 발표된 전향적 코호트 연구 14편을 체계적으로 분석했습니다. 33만5000여명을 8~24년간 추적 관찰한 건데요.
그랬더니 '100% 과일주스'는 제2형 당뇨병 발생 위험과 유의미한 연관성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설탕·인공첨가물이 든 주스는 제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을 15% 더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과일엔 섬유질(식이섬유)과 항산화 물질이 풍부하게 들어있습니다. 섬유질은 혈당이 빠르게 오르는 것을 막아주는데요. 과일을 주스로 가공할 때 과일을 갈면서 섬유질이 갈리거나 없어집니다. 이 때문에 과일을 주스 형태로 마시면 혈당이 빠르게 오릅니다. 또 첨가물이 포함된 주스는 칼로리와 당부하(몸에서 포도당을 대사하는 능력)를 높여 당뇨병 위험을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과일은 가공하지 않은, 자연의 것 그대로 먹는 게 가장 이롭단 얘기입니다.
이번 연구는 100% 과일주스와 가당 주스를 구분해 위험도를 정밀 분석한 최초의 메타분석으로, 과일이 100% 들지 않은 주스는 건강한 대체식품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글=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도움말=이청우 중앙보훈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명승권 국립암센터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