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적 여론 호도" '한의사 X레이'에 의사-한의사 충돌…찬반 3만건↑

홍효진 기자
2025.10.22 14:47

'한의사 X레이 사용 합법화' 법안에 갈등 고조
입법예고 종료 앞두고…의협·한의협 "반대·찬성 의견 내달라"
반대 1만6000건 vs 찬성 1만2000건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이 지난 2월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법원 판결 확정에 따른 한의사의 X-RAY(엑스레이) 사용 선언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수원지방법원은 지난 1월17일 항소심에서 엑스레이 방식의 골밀도 측정기를 환자 진료에 사용했단 이유로 약식명령(의료법 위반, 벌금 200만원)을 받은 한의사에 대해 1심 판결과 같은 무죄를 선고 했으며 검찰이 상고 하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무죄가 최종 확정됐다. /사진=뉴시스

한의사의 엑스레이(X-ray) 사용을 합법화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두고 의사와 한의사 간 갈등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 등 대표 단체는 입법예고 기간 마지막 날을 앞두고 단체별 회원들을 대상으로 각각 입법 반대·찬성 의견을 내달라며 조직적 행동에 나서고 있다.

22일 국회입법예고 홈페이지에 따르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51명이 발의한 의료법 일부개정안에 대해 입법예고기간 마지막 날인 이날 오후 2시 기준 총 3만4000건이 넘는 의견이 게재됐다. 공개된 의견 중 제목에 '찬성'과 '반대'가 적힌 의견만 비교해보면 입법 찬성 의견은 1만2000여건, 반대 의견은 1만6000여건이다.

앞서 전날 의협과 한의협은 단체별 회원을 대상으로 한의사 엑스레이 사용 합법화법 입법에 각각 반대, 찬성 의견 등록을 요구하는 단체 공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의협은 법안에 대한 반대 의견이 1만2000건을 넘어선 전날 오후 재차 '한의사 엑스레이 법안에 찬성 의견이 필요하다'는 제목의 긴급 공지를 보내기도 했다.

한의협은 해당 공지에서 의사들을 겨냥해 "오늘(21일) 아침부터 한의사 엑스레이 사용을 명확히 보장하는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 조직적으로 대량의 반대 의견을 등록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일부 세력(의사단체)의 여론을 호도하는 악랄한 방해를 막고 한의사의 엑스레이 사용을 위한 (법안) 입법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힘을 실어달라"고 촉구했다. 한의협은 오는 25일 △방사선 기초와 인체 영향 △의료방사선 안전관리 법규 등을 포함한 '한의 진단용 방사선 안전관리 교육'도 진행할 예정이다.

대한한의사협회에서 회원들을 대상으로 보낸 긴급공지 문자 내용. /사진=독자 제공

한의계는 올 초 법원 판결을 근거로 들며 "한의사의 엑스레이 사용은 환자의 안전과 진료 선택권 보장을 위한 시대적 요구"라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지난 1월17일 수원지방법원은 엑스레이 방식의 골밀도측정기를 환자 진료에 사용했단 이유로 보건소로부터 약식명령(의료법 위반·벌금 200만원)을 받은 한의사가 제기한 항소심에서 원심판결과 같은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검찰이 상고를 포기함에 따라 무죄가 최종 확정됐다.

그러나 의사들은 한의사들이 해당 법원 판결의 해석을 왜곡하고 있단 입장이다. 박명하 의협 상근부회장은 "(수원지법 판결 관련)해당 사건의 기기는 내장된 프로그램을 이용한 성장추정치가 자동 추출되는 것으로, 성장판 부위를 기초로 영상진단행위를 하지 않았고 성장추정치를 진료에 참고했을 뿐이란 취지로 무죄 판결이 난 것"이라며 "피고인의 억지 주장을 받아들여 형사 처분 대상이 아니라고 봤을 뿐 한의사의 엑스레이 사용을 합법화·정당화한 판결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기자와 통화에서 "엑스레이 등 영상진단기기는 기본적으로 해부학적 구조를 들여다보는 장치"라며 "한의학적 진단과 치료와 관련해 어떤 근거를 갖고 엑스레이를 활용하겠단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 엑스레이를 사용하려면 방사선 차폐시설은 물론 영상의학과 기사 등 인력이 확보돼야 하는데, 가능할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의협은 한의사 엑스레이 사용 법안 외에도 성분명 처방 의무화 등 의사들 입장과 반(反)하는 내용의 법안이 잇따라 발의되자, 지난달 말부터 국회 앞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오는 23일엔 한의사 엑스레이 사용 합법화 법안의 대표 발의자인 서영석 의원의 부천사무소 앞에서 규탄 집회를 예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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