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대 여성 A씨는 몇 달 전 제왕절개로 출산한 뒤 수유하거나 잠을 재울 때 아기를 자주 안아줬다. 그런데 얼마 전 아랫배의 제왕절개 수술 흉터에 1~2㎜ 크기의 작은 염증이 하나 생겼다. 사라지는 듯하던 염증 자리가 점점 커지면서 가렵고 통증까지 느껴져 진료받았더니 '켈로이드 흉터'로 진단됐다. A씨는 "켈로이드는 턱이나 가슴, 귓불에 생기는 것으로 알았는데 배에 왜 생겼을까요?"라고 물었다.
켈로이드 흉터는 진단과 치료의 난도가 높고, 잘못 알려진 정보도 많다. A씨의 질문에 답을 하자면 "켈로이드는 주로 뼈와 가까운 피부인 턱선·귓불·등·가슴에 생기는 건 맞지만, 다른 부위에서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제왕절개 수술 부위 상처가 회복하는 동안 아기를 반복해서 안으면서 피부에 잦은 마찰이 생겼고, 이게 섬유아세포와 콜라겐의 과다 증식을 촉진해 켈로이드 발생을 초래한 것으로 풀이된다.
켈로이드 흉터는 인종에 따라 발생률에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유전성이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켈로이드 발생률이 영국(0.09%)보다 일본(0.1%)은 약 1.1배, 케냐(8.5%)는 94배 높았다. 백인 > 동양인 > 흑인 순으로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보아 피부색을 발현하는 유전자의 영향을 받는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같은 동양인 중에서 피부가 가무잡잡한 사람과 흰 사람 간의 켈로이드 발생률 차이는 보고되지 않았다.
인종 외에 켈로이드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은 △젊은 층(10~30대) △여성 △가족력 △켈로이드 발생 경험 △임신 등이다.
켈로이드 흉터를 가진 사람이 우려하는 건 전염성 여부와 피부암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점인데, 켈로이드 흉터는 전염성이 없고 피부암도 아니다. 일반 흉터와 달리 켈로이드는 흉터와 정상 피부의 경계 부위를 뚫고 계속 자랄 수 있다는 점에서 피부 양성 종양으로 보기도 한다.
이처럼 켈로이드 발생에 유전자와 가족력의 영향이 상당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완벽한 예방법은 아직 없다. 그렇지만 일상에서 주의하면 켈로이드 발생 위험성을 낮출 수 있다.
켈로이드가 주로 생기는 부위의 주된 특징이 '피부가 자주 늘어났다 줄었다' 하는 것과 '마찰'이다. 따라서 켈로이드 흉터 가족력이 있거나, 다른 부위에 한 번이라도 생긴 경험이 있으면 헬스클럽에서 상체 운동하면서 가슴·등의 피부가 늘어났다 줄었다 하는 동작이나 제왕절개 등 수술 자국에 반복해서 마찰이 가해지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상처·염증이 오래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상처가 없는 피부에서 켈로이드가 발생했다는 연구 사례도 있으나 이는 예외일 뿐 대부분은 상처 회복 과정에 발생한다. 따라서 여드름이나 상처를 잘 치료하고, 염증이 만성화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켈로이드 흉터는 턱선·가슴·등에 있던 여드름에서 흔히 생기며, 피어싱이나 귓불을 뚫은 상처에서도 생긴다. 그 외에 수술, 외상, 벌레 물림 등으로 생긴 상처, 염증도 켈로이드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세안·샤워·목욕 후 물기를 큰 수건 등을 이용해 잘 닦아야 얼굴·등·가슴의 여드름이나 상처가 염증성으로 악화해 켈로이드가 생기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상처·염증이 생겼을 때 가려워서 손으로 긁는 것도 염증을 악화해 켈로이드 흉터가 생길 수 있다. 치료에서는 켈로이드 흉터 안에 또 다른 여드름이 있을 때 주의해야 한다. 켈로이드 흉터가 잘 치료되지 않는 경우 흉터 내부에 다른 여드름이 자라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럴 땐 켈로이드 흉터와 여드름 치료를 병행해야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외부 기고자 - 김영구(대한의학레이저학회 회장) 연세스타피부과 강남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