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기, 몸 많이 안 좋다" 투병 근황…전두환도 걸렸던 '이 병' 뭐길래

정심교 기자
2025.11.04 16:48

[정심교의 내몸읽기]

배우 박중훈이 2023년 6월 배우 안성기와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사진=뉴스1

배우 안성기가 최근 혈액암이 재발해 투병 중인 소식이 알려지면서 팬들의 걱정이 커졌다. 전날(3일) 방송한 채널A 예능프로그램 '절친 토큐멘터리-4인용 식탁'에서 박중훈은 절친이자 선배인 배우 안성기에 대해 "아시다시피 안성기 선배님이 지금 몸이 많이 안 좋으시다"며 그의 투병 근황을 전했다. 안성기는 2019년 혈액암을 진단받은 뒤 치료를 통해 2020년 회복했지만, 6개월 만에 재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방송인 허지웅(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고 전두환 전 대통령(다발골수종)도 혈액암을 진단받으면서 이 병에 대한 관심이 확산했다. 과연 혈액암은 어떤 병이고, 증상과 치료법은 뭘까.

혈액암은 전신을 흘러 다니는 혈액·림프계에 생긴 암이다. 다양한 혈액세포가 암세포로 변하는 모든 질환을 혈액암으로 통칭한다. 엄지은 한양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흔히 '코피가 자주 나고 멍이 쉽게 든다'며 외래 또는 응급실을 방문하는 환자들이 더러 있다"며 "이렇게 병원을 찾는 환자 상당수는 '혈액암이 아닌지' 걱정한다"고 말했다. 혈액 성분 중에 지혈 기능을 하는 것이 혈소판이므로, 혈소판 수치가 정상보다 줄어들어 있다면 코피가 자주 나거나, 한 번 나면 잘 멈추지 않거나, 몸에 멍이 쉽게 드는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엄지은 교수는 "실제 혈소판 수치가 줄어드는 원인으로 혈액암이 있지만 그 밖에도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며 "혈액암의 증상이 혈소판만 떨어지는 것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혈액암 환자는 혈액을 만드는 '공장'인 골수에 암이 생기면서 '생산품'(백혈구·적혈구·혈소판 등 혈구세포)의 수·모양·기능에 이상이 생긴다. 백혈구·적혈구·혈소판 중 어느 것에 문제가 생기느냐에 따라 나타나는 증상이 다르다. 면역을 담당하고 있는 백혈구에 이상이 생기면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폐렴·장염·봉와직염과 요로계 감염 등 여러 가지 감염에 취약해진다. 적혈구가 부족해지면 빈혈이 생기면서 창백하고, 기운이 없고, 숨이 차고, 어지럼증 같은 증상이 생긴다. 혈소판이 부족해지면 코피가 나고 멍이 쉽게 든다. 심하면 뇌출혈·객혈·위장관출혈 등 심각한 출혈이 발생할 수도 있다.

혈액암엔 △백혈병 △림프종 △다발골수종이 속한다. 백혈병 중에서도 '급성 백혈병'일 때 앞서 언급한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만성 백혈병일 땐 질병이 천천히 진행하므로 대체로 증상이 가볍고,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 만성 백혈병일 때 뱃속 비장이 커지면서 왼쪽 갈비뼈 아래가 불편하거나 종괴가 만져지고, 금방 헛배가 부르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림프종은 림프조직 세포가 악성으로 바뀌어 과다증식하며 생기는 암이다. 전체 암 가운데 10번째로 많이 발생한다. 림프조직은 목·겨드랑이·종격동·복부·사타구니 등에 존재하는 림프절과 비장·흉선·편도 등 조직을 포함한다. 이런 림프조직은 전신에 걸쳐 분포하는데, 이 때문에 림프종은 다른 고형암과 달리 몸 어느 부위에서든 발생할 수 있다. 김 교수는 "림프종의 가장 흔한 증상은 림프절이 커지는 것"이라며 "감염·염증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림프절이 커질 수는 있지만, 나아지지 않고 계속 커지면 주의해야 한다"며 고 경고했다.

김대식 고려대 구로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림프종의 발병 원인은 현재까지 완벽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부는 유전질환, 자가면역질환, HIV 감염, 면역억제제 사용으로 인한 면역결핍, 특정 바이러스 ·세균 감염 등이 관련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림프종 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이 없다가 림프절이 커지기 쉽다.

소장의 악성 림프종으로 생긴 점막 궤양. /사진=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다발골수종은 백혈구의 일종이자 항체를 만드는 형질세포가 암으로 바뀌어 골수에서 증식하는 병이다. 주로 노인층에서 발생하는 혈액암으로 다발골수종 암세포에서 단클론항체(단 하나의 항원 결정기에만 항체 반응하는 순수한 항체)를 만들어낸다. 이 때문에 피검사에서 단백질 수치가 올라간다. 이 단클론항체는 항체이지만 쓸모가 없어, 환자는 되레 면역력이 떨어진다. 빈혈이 심해지고, 단클론항체가 콩팥을 망가뜨려 신부전·고칼슘혈증이 발생한다. 다발골수종은 뼈를 약하게 만들어 뼈가 잘 부러진다. 특히 척추의 압박골절이 많고, 골절이 아니더라도 뼈 통증을 심하게 느낀다.

혈액암이 의심되면 골수검사를 비롯해 혈액검사, 방사선 검사를 진행한다. 급성 백혈병일 땐 입원 후 항암약물치료를 시행하고, 추후 조혈모세포이식 등을 고려한다. 다발골수종이나 만성림프구백혈병일 땐 당장 치료를 시작하지 않고 지켜보다가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주사 또는 먹는 항암제를 조합해 항암치료를 시행한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일 땐 대부분 경구표적항암치료제로 치료를 시작한다.

혈액암은 예방법이 따로 없는 데다, 일찍 발견하기도 어렵다. 엄지은 교수는 "이전에 다른 암 때문에 항암치료를 받은 적 있거나, 방사선치료, 특히 골반 쪽 방사선치료를 받은 적 있는 환자는 혈액암을 일으킬 위험이 커지므로 정기 검진을 받길 바란다"고 권장했다.

혈액암으로 투병 중일 땐 균형 잡힌 식단과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혈액암 항암치료 기간엔 체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므로 소화·흡수가 잘 되는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게 권장된다. 항암치료 때 일시적으로 면역력이 크게 떨어지는 기간이 있다. 이럴 땐 날것보다 익힌 음식 위주로 먹는 게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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