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들이 의료 정보를 얻는 과정에서 허위 사실이나 과장된 주장에 쉽게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진 설명 외에도 인터넷과 유튜브, 인공지능(AI) 등 경로로 추가 정보를 습득하면서 '가짜 암 정보' 걸러내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단 분석이다.
대한종양내과학회(KSMO)는 2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AI 시대, 올바른 암 정보를 찾는 새로운 전략' 주제의 기자간담회를 열고, 암 진단 후 2년 이내인 환자·보호자 총 25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암 정보 탐색 경험 설문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암 환자가 가장 먼저 탐색한 암 정보는 '암 예후'(64.3%)와 '암 치료'(56.9%)였다. 정보를 얻는 주요 채널은 '인터넷 포털'(62.4%)과 '병원 의료진'(56.1%)으로 나타났는데, 그중에서도 환자 본인은 '유튜브', 보호자는 '포털'을 주로 활용 중이었다. 의료진 설명이 충분하고 이해하기 쉬웠다고 평가한 응답은 67.5%였으나 응답자의 83.9%는 암 정보를 추가 탐색하고 있었다.
응답자 중 51.8%는 암 정보 신뢰 채널로 '병원 의료진'을 가장 높게 꼽았지만, 나머지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47%)는 △인터넷 포털(18%) △온라인 커뮤니티·카페·환우회(12.9%) △유튜브(8.2) △주변인(7.5%) 등을 신뢰하는 채널로 보고 있었다.
김홍식 충북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KSMO 홍보위원)는 "여전히 50%가량의 환자들은 왜곡된 정보나 광고가 담긴 인터넷과 유튜브에서 많은 정보를 얻고 있다"며 "다른 환자의 경험을 일반화시켜 자신에게 적용하거나 잘못된 치료법 등에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응답자 전체의 47.8%는 수술, 항암, 방사선 치료 외의 암 치료 설명·권유 경험을 받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교수는 "표준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응답했음에도 이러한 응답 결과가 나온 것은 아직도 잘못된 비표준 치료법 정보가 온라인에 많이 노출돼 있단 의미"라고 지적했다.
최근 이용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오픈AI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허석재 동아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KSMO 홍보위원)는 "전문가가 제공한 정보와 완전히 일치한 답변을 한 오픈AI의 비중은 46%에 불과하며, 동일한 명령어(프롬프트)를 3회 반복할 시 (답변) 일치성은 32%에 그쳤단 연구 결과가 있다"며 "AI는 자신이 제공한 정보가 틀려도 자신 있게 정답인 것처럼 말을 한다. 비전문가인 환자 입장에선 자신의 질문 자체가 잘못됐단 사실을 모를 수 있고 그 질문에 따른 답이 나오면 이를 정답으로 오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달용 동국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KSMO 홍보위원회 간사)는 최근 연세세브란스병원에서 오픈AI인 챗GPT(GPT-4 기반)와 네이버 '클로바X'가 '암 관련 한국어 질문에 얼마나 정확한 답을 제공하는지'를 비교한 연구 사례를 소개하며 "'한약으로 암이 치료될 수 있는가'란 질문에서 챗GPT는 '생강이 탁솔(파클리탁셀 성분 항암제)보다 1만배 효과적'이라며 명백한 오류를 범했고, 클로바X도 모호한 답을 내놨다"며 "두 모델 모두 한국어 의료 정보에선 환각 위험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KSMO는 △공식 기관 정보를 기준으로 삼기 △정보가 최신이며 근거 및 전문가 참여 여부 확인 △본인 상황과 맞는 정보인지 판단 △최소 2가지 이상 출처를 통한 교차 검증 △자극적 제목·과도한 확신·단정적 메시지 경계 △모든 디지털 정보는 의료진과의 대화를 위한 보조수단으로 활용의 '디지털 시대 암 정보 활용 6대 원칙'을 강조했다.
박준오 KSMO 이사장은 "정확한 정보의 선별적 전달은 환자 치료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며 "긴 호흡을 갖고 보다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학회 차원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