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과 소액주주 연대 사이의 갈등이 공식적인 법적 대응으로 이어지면서 소액주주 비율이 높은 국내 바이오기업들의 긴장감이 높아진다. 특히 상법 개정으로 소액주주들의 소송문턱이 낮아지고 집중투표제가 확산하는 가운데 소액주주 연대를 앞세운 적대적 M&A(인수·합병)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셀트리온 소액주주 1231명은 지난 11일 법원에 셀트리온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를 신청했다. 이들은 자사주 소각, 정관 일부 변경,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을 의안으로 제시했다. 정관변경 의안에는 분기배당 신설, 집중투표제 도입 등이 담겼다.
이와 관련, 셀트리온은 해당 소집허가 신청은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소집절차를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셀트리온 소액주주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비대위가 위임받았다고 주장하는 395만7029주(발행주식 총수 기준 1.71%)의 주주들이 상법이 규정한 상장사의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하기 위한 자격을 갖췄는지 제대로 확인할 수 없단 것이다.
셀트리온은 "셀트리온 소액주주 비상대책위원회 측에서 기본적인 증빙서류를 보완할 경우 지체 없이 임시주주총회 소집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회사는 본건 주주들의 의사를 존중해 다음 정기주주총회에서 자기주식 소각, 집중투표제 도입 등 본건 소집청구에 포함된 안건 중 적법한 안건들의 경우 자발적으로 상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시가총액이 약 43조원에 달하는 대형 바이오기업인 셀트리온과 소액주주 연대 사이의 법적 충돌이 공식화하자 소액주주 비율이 높은 대부분 국내 바이오기업은 촉각을 곤두세우게 됐다. 임상시험 실패, 규제변수, 전략적 기술이전 반환 등 바이오기업에 내재된 높은 불확실성이 소액주주 소송이나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업계에선 상법 개정으로 소액주주들의 소송문턱이 낮아진 가운데 소액주주 연대를 앞세운 적대적 M&A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특히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은 규모가 작은 국내 바이오기업에 많이 투자하지 않아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를 통해 적대적 M&A를 방지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법 개정이 좋은 취지에서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소액주주 운동의 탈을 쓴 기업사냥꾼들이 뒤에서 소액주주 연대를 조종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