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 이중작용제' 잇단 혁신치료제 지정…'K바이오'에 번지는 기대감

김선아 기자
2026.01.06 16:44

GLP-1·GCG 이중작용제 '펨비듀타이드' BTD 지정에 후발주자도 기대감↑
임상 2상 후반 단계 한미약품·디앤디파마텍 등 국내사 파이프라인도 사정권

GLP-1 계열 MASH 치료제 개발 현황/디자인=임종철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알티뮨의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 '펨비듀타이드'를 혁신치료제(BTD)로 지정하면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글루카곤(GCG) 수용체 계열 MASH 치료제 전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다. 특히 한미약품, 디앤디파마텍 등 국내 기업들의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도 임상 2상 후반 단계에서 개발되고 있어 향후 BTD 신청 및 승인 여부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알티뮨의 MASH 치료제 펨비듀타이드에 대한 BTD를 승인했다. BTD 승인은 심각한 질환에 대한 치료제의 초기 임상 데이터가 기존 치료법보다 상당한 개선 가능성을 보여줄 경우 이뤄진다. 임상시험 전에도 비임상 결과 등을 근거로 신청할 수 있는 패스트트랙 지정과 차이가 있다.

BTD 승인을 좌우하는 것이 기존 치료법보다 나은 혁신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임상 데이터인 만큼 향후 경쟁 약물의 임상 결과에 따라 해당 승인이 취소될 수도 있다. 펨비듀타이드의 경우 같은 계열 약물 중 개발이 앞선 베링거인겔하임의 '서보두타이드'가 출시되면 BTD가 취소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서보두타이드는 지금까지 발표된 같은 계열 물질들의 임상 결과 중 가장 좋은 효능을 보이고 있다.

펨비듀타이드는 이미 지난달 발표된 임상 2상 최종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단 평가를 받기도 했다. 지방간 감소 효과 등 여러가지 유의미한 결과가 확인됐지만 MASH 악화 없이 섬유화 개선을 달성한 환자 비율에서 위약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하면서다. 다만 이번 BTD 승인은 최종 임상 결과와는 무관하게 임상 2b상의 24주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MASH 적응증에서 GLP-1 계열 MASH 치료제들이 BTD 승인을 받는 건 같은 계열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회사들에겐 희소식이다. 특히 한미약품, 디앤디파마텍 등 국내 개발사들의 물질이 현재 임상 2상 후기 단계에서 개발되고 있는 만큼 이들 물질에 대한 BTD 승인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다. FDA는 통상 임상 2상이 끝나기 전에 BTD 승인을 신청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엔 GCG 작용제에 대한 심혈관 부작용 우려 등으로 GLP-1·GCG 이중작용제가 멸시를 받기도 했다"며 "여러 물질들의 임상 결과가 나오면서 이 계열의 물질들이 치료 효과도 있고 부작용이 크지 않다는 게 계속 알려지고, 서보두타이드에 이어 펨비듀타이드까지 BTD 승인을 받은 건 후발주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GLP-1/GCG 이중작용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를 2020년 미국 머크(MSD)에 기술이전했고, GLP-1/GCG/위 억제 펩타이드(GIP) 삼중작용제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를 자체 개발하고 있다. 디앤디파마텍은 GLP-1/GCG 이중작용제 'DD01'을 자체 개발 중이다. 세 파이프라인 모두 임상 2상 중에 있다.

오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를 전후로 글로벌 경쟁 구도는 한층 선명해질 전망이다. 디앤디파마텍은 주최 측으로부터 초대받은 발표 무대에서 DD01의 2b상 24주차 데이터를 공개할 예정이다. 한미약품의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파트너사 머크가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공식 발표를 진행하며 임상 현황과 향후 개발 계획에 대해 밝힐 가능성이 점쳐진다.

디앤디파마텍 관계자는 "DD01에 대한 BTD 신청을 추진하고 있다"며 "올해 6월쯤 조직생검(바이옵시) 데이터가 도출된 후 FDA와 최종 미팅을 할 것으로 보고 있어 그 전까지는 언제든 BTD를 신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DD01은 이미 12주차를 주요 엔드 포인트로 임상이 설계돼 있어 해당 데이터를 위주로 신청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오랜 기간 대사성 질환 분야에서 쌓아온 R&D 역량을 토대로 MASH 치료 분야에서 혁신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창출해 나가고 있다"며 "FDA는 2020년 7월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를 MASH 치료를 위한 패스트트랙 개발 의약품으로 지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FDA와 유럽의약품청(EMA)은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를 특발성 폐섬유증(IPF), 원발 담즙성 담관염(PBC), 원발 경화성 담관염(PSC)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으로도 지정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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