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북구에 사는 50대 여성 A씨는 최근 소화가 잘 안되고 속 쓰림이 계속됐다. 아버지가 위암 투병을 했던 A씨는 가족력이 걱정돼 소화기내과에서 진료받았지만 단순 소화불량으로 진단받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뜻밖에도 최근 이어진 강추위가 소화불량의 원인이라는 소견을 들었다.
A씨처럼 겨울만 되면 소화불량을 겪는 사람들이 적잖다. 소화불량은 흔히 위장 점막이 손상당했거나, 위액 같은 소화효소의 분비에 문제가 생겼을 때, 위장 운동에 이상이 있을 때 발생한다. 특히 겨울철 강추위에 몸이 장시간 노출되면 일시적으로 위장 기능이 떨어져 △소화불량 △식욕감퇴 △위장장애 △변비 △설사 같은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또 겨울철 실내외 온도 차이로 신체 기능을 조절하는 신경이 문제를 일으켜 소화 기능에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추위 자체가 교감신경에 장애를 주고 위장으로 가는 혈액의 흐름을 줄이고 위의 활동성을 낮추면서 소화를 방해한다. 추위로 외출을 삼가면서 신체 활동량이 줄어들어 위장이 제 기능을 못 하는 경우도 있다.
위장 운동은 음식의 종류나 식사 시간의 영향을 받지만, 신체 활동량의 영향도 받는다. 식사 후 앉아만 있거나 바로 누우면 위장기능이 떨어지는 이유다. 활동량이 줄어드는 겨울철만 되면 소화불량을 경험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배경이다. 울산엘리야병원 소화기내시경센터 김경훈 센터장(내과 전문의)은 "하지만 이를 막겠다고 식사 후 곧바로 과도하게 움직이면 오히려 위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차라리 가벼운 산책이 소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식중독과 장염도 겨울이라고 안심할 수는 없다. 겨울철에 유행하는 로타바이러스와 노로바이러스는 주로 영유아를 중심으로 발생하며, 전염성이 강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로타바이러스는 10월부터 겨우내 유행한다. 대표 증상은 △구토 △설사 △발열 △복통이다. 심하면 탈수 증상이 동반돼 위험할 수 있다. 장염으로 입원한 어린이의 50∼60%에게서 로타바이러스가 발견된다.
노로바이러스는 겨울철 식중독의 주범으로 로타바이러스와는 달리 식재료나 음식물에 기생하다가 감염된 음식을 섭취하면 식중독을 일으킨다. 겨울철 즐겨 먹는 굴·어패류 등 수산물을 날것으로 섭취하는 경우 발생한다. 주요 증상은 △구토 △설사 △복통으로, 노로바이러스 감염 증상과 비슷하다.
노로바이러스는 영하 20도에서도 생존이 가능할 만큼 생명력이 강하기 때문에 겨울철이라고 해서 안심해선 안 된다. 음식물은 충분히 익혀 먹고, 날것보다는 조리한 음식을 섭취하는 게 바람직하다. 식중독·장염에 걸렸을 땐 탈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수분 공급이 필요하다. 감염성 질환의 전파는 손을 통한 전염이 대부분이므로 이를 예방하려면 손을 깨끗이 유지해야 한다.
김경훈 센터장은 "겨울철 소화불량을 예방하려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좋다"며 "외출 전 몸을 풀어주고 옷을 따뜻하게 입어 보온에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화기관이 약한 사람은 오랫동안 추위에 노출된 후 음식을 먹으면 위장이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할 수 있으므로 몸을 충분히 녹인 후 천천히 음식을 먹는 게 좋다"며 "겨울이라고 너무 실내에서만 움츠려 있지 말고 실내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을 찾아 신체 활동량을 늘리는 게 도움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