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눈 맞춤이 안돼요"...원인도 모르는 '소아 사시' 치료법은?

홍효진 기자
2026.02.05 09:48

[의료in리포트]
소아 사시, 시력 발달에도 악영향
치료 효과·재발 위험 고려 시 대부분 수술 필요
"조기 진단·치료 중요…바로 병원 찾아야"

사진은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이 제공한 소아 사시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사진제공=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서울 종로구에 사는 30대 주부 박서정씨(가명)는 어린 딸 때문에 고민이 많다. 이제 막 14개월이 된 딸은 12개월이 지날 때쯤부터 두 눈이 살짝 어긋나기 시작했다. 박씨는 사시(두 눈이 똑바로 정렬되지 않은 상태)를 의심했지만, 아이가 자라면서 증상이 없어질 수 있단 주변 얘기를 듣고 병원에 가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딸의 증상은 점점 더 심해졌고 최근 방문한 안과에서 딸은 '소아 사시' 진단을 받았다. 박씨는 "조기 치료를 받으면 눈 기능도 정상적으로 발달할 수 있다고 해서 최대한 빨리 치료받아보려 한다"고 말했다.

아이의 눈이 살짝 어긋나 보일 때가 있다. 이 경우 많은 부모는 외관상 보기 좋지 않단 점을 먼저 걱정한다. 실제 소아 사시는 아이의 인상과 자신감 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미용상 문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시력 발달에 미치는 악영향이다.

사시를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한쪽 눈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게 돼 약시(시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이때는 안경을 써도 정상 시력을 보장할 수 없다. 또 두 눈을 함께 사용하는 기능이 저하돼 입체시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일상생활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조금 더 크면 병원에 가 봐야지'란 유보적 판단은 위험하다. 아이의 눈이 보내는 신호를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시는 두 눈이 똑바로 정렬되지 않은 상태다. 흔히 아이의 양쪽 눈 시선의 방향이 서로 다를 때 의심할 수 있다. 소아 사시의 원인은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특별히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선 시력 검사와 안구 운동 검사, 감각 기능 검사 등 전반적 안과 검사를 시행한다. 검사 시엔 증상 발생 시기와 지속성 여부, 가족력 유무를 비롯해 증상이 한쪽 눈에만 나타나는지 또는 양쪽 눈에 번갈아 발생하는지 등을 확인한다. 이어 사시각(눈이 돌아가는 정도)을 측정하고 사시 종류와 정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치료는 크게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비수술적 치료엔 안경 교정, 가림 치료, 안구 근육 내 보톡스 주사를 통한 교정 등이 있다. 하지만 치료 효과나 재발 위험 등을 고려했을 때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석규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안과 교수. /사진제공=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사시 수술은 눈을 움직이는 외안근(안구를 움직이는 6개의 근육과 눈꺼풀을 올리는 1개의 근육)을 진단에 맞게 위치를 옮겨주거나 절제하여 눈의 정렬을 바로잡는다. 수술 시간은 사시의 종류, 이전 수술 유무, 전신질환 동반 유무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지만 보통 1시간 이내다. 수술 후엔 재발, 눈의 충혈, 복시 등이 생길 수 있으며 대부분 호전되나 일부 재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하석규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안과 교수는 "소아 사시 수술은 전신마취로 진행되지만 수술과 마취 시간이 길지 않아 전반적인 위험도는 낮은 편"이라며 "수술 중 결막을 약 3㎜ 정도만 절개해 진행하기 때문에 수술 후 흉터는 맨눈으로 거의 확인되지 않아 미용상의 부담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소아 사시가 성장하면서 저절로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기보다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약시를 예방하고 양안 시기능이 충분히 정상적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있다. 아이의 눈이 어긋나 보인다면 지체하지 말고 안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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