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에게 부적절한 항암제가 투여되거나, 치료 기회를 놓치게 만드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진단 오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19일 국립암센터 암분자생물학연구과 홍경만 박사 연구팀은 NGS 검사의 가짜 음성(위음성), 가짜 양성(위양성) 오류를 동시에 측정하는 분석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새로운 방법은 NGS 진단 현장의 사각지대로 남아있던 검사 오류를 정량적으로 측정하게 함으로써 최적의 분석 키트를 선별하거나 최적의 분석조건을 찾을 수 있게 해 준다.
NGS는 암 조직 내 유전자 돌연변이를 분석해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항암제를 선별하는 정밀의료의 핵심 기술이다. 그러나 검사 기기 종류, 키트 종류, 분석 인력의 숙련도에 따라서는 존재하는 변이를 놓치는 '위음성'이나 존재하지 않는 변이를 검출하는 '위양성' 오류가 발생할 위험이 지속해서 제기돼 왔다.
이러한 오류는 자칫 환자에게 필요한 치료 기회를 박탈하거나, 불필요한 과잉 진료를 유발하는 등 환자 안전을 위협할 수 있어 정교한 오류 측정 기준의 마련이 꾸준히 요구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현재까지 우리나라 식약처를 포함해 미국·유럽 등 해외에서도 NGS 검사 오류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표준화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검사 정확도 관리에 큰 한계가 있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두 쌍의 DNA 염기가 모두 동일한 형태로 이뤄진 동형접합체 세포(예를 들면 포상기태 세포)를 활용한 오류 측정 모델을 설계했다. 동형접합체 DNA와 일반 이형접합체 DNA를 다양한 비율로 혼합한 표준 시료를 제작한 뒤, 이를 국내외 공인인증을 받은 복수의 NGS 검사기관에 의뢰해 여러 표적 NGS 키트로 원시 데이터를 생성했다.
이후 확보된 데이터를 각 기관이 보유한 생물정보학적 분석 파이프라인으로 분석하도록 하여 오류 발생 패턴을 비교 분석했다. 또 현재 연구 현장에서 널리 사용되는 대표적 분석 알고리즘과 최신 상용화 분석 소프트웨어를 적용해 도출된 결과를 교차분석함으로써, 위음성과 위양상 발생 빈도의 차이를 정량적으로 평가했다.
연구 결과, 키트·분석방법에 따라 돌연변이 검출 민감도는 최대 13.9배, 위양성 오류 발생 빈도는 무려 615배까지 차이 났다. 이는 기존 방식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웠던 분석 편차를 수치화한 것으로, NGS 검사의 품질 관리의 기준을 제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이번 성과는 단순히 기술적 격차를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내외 암 진단 현장에서 공통적 문제로 지적돼 온 '진단 표준화 부재' 문제를 해결할 실질적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팀의 분석법은 앞으로 병원 및 검사 기관의 승인 과정에서 최대 허용 위양성 오류, 위음성 오류에 대한 기준을 새롭게 도입하는 데 결정적인 방법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책임자인 홍경만 박사는 "이번 연구 성과는 NGS 검사가 실제 임상에서 환자에게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지 면밀하게 점검하고, 그 오류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기술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규명된 분석 모델이 국가적 진단 표준으로 자리 잡는다면, 암 환자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정밀의료의 완성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유전체 분석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게놈 바이올로지(Genome Biology, IF 9.4)' 최신 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