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폭탄 같던 몸이 세 번의 기적을 거쳐 건강을 되찾았습니다. 세 번의 삶을 다시 얻은 만큼 내 몸을 더 소중히 챙기며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어요."(가천대 길병원에서 치료받은 권순상씨)
25일 가천대 길병원에 따르면 권순상씨(67)는 지난 1년간 심정지, 급성 심근경색, 직장암 3기까지 총 세 번의 위기를 극복한 뒤 일상으로 복귀했다. 평소 건강만큼은 자신했던 권씨는 지난해 2월 야간 경비 근무 중 갑작스럽게 의식을 잃은 뒤 심정지 상태로 가천대 길병원 응급실에 이송됐다. 응급의학과 허규진·유재진 교수를 비롯한 응급의료진은 세 차례에 걸친 심폐소생술(CPR) 끝에 권씨의 심장을 되살렸다. 이어 기관삽관과 중심정맥관 삽입 등 응급 처치가 이뤄졌고 권씨는 곧바로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그러나 곧 두 번째 위기가 찾아왔다. 정밀검사에서 심정지 원인이 심각한 관상동맥질환에 의한 급성 심근경색으로 밝혀지면서다. 이는 심장 자체에 피를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좁아져 심장근육이 혈액 공급부족으로 괴사하는 급성 질환이다. 심부전이 동반됐지만 박철현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 등 의료진은 고난도의 '무(無)인공심폐관상동맥우회로술'을 시행, 심장 기능을 되살렸다. 해당 수술은 인공심폐기 없이 심장이 움직이는 상태에서 혈관을 연결하는 수술법이다.
하지만 건강 적신호는 이어졌다. 회복기에 접어든 권씨의 정밀 검사 결과 직장암 3기가 발견됐다. 이에 가천대 길병원은 즉시 다학제 협진 체계를 가동했다. 심선진 종양내과 교수와 방사선종양학과 의료진은 항암 방사선 치료를 병행했고, 25번의 치료 끝에 암 병변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이원석 외과 교수는 권씨 상태와 회복 속도를 면밀히 관찰하며 수술 시기를 조율했다. 지난해 7월 이 교수 집도로 이뤄진 복강경하 저위전방절제술은 성공적이었다. 꾸준한 항암 방사선 치료와 수술을 받은 권씨는 최종 병리 검사에서 직장암 1기 판정을 받았다.
처음 질환을 인지한 뒤 1년이 지난 현재, 권씨는 심장질환과 암을 모두 극복한 상태로 일상에 복귀했다. 권씨는 "처음엔 왜 이런 일이 연달아 찾아왔는지 원망도 됐지만 돌이켜 보면 시한폭탄 같은 질환이 내 몸에 있었던 것"이라며 "의료진 덕분에 문제가 되기 전 모두 치료해 세 번이나 다시 태어나는 기분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원석 교수는 "응급실 의료진의 신속한 심폐소생술이 환자의 생명을 첫 번째로 지켰고 이어 여러 진료과의 긴밀히 협력으로 환자의 심장질환과 암을 모두 극복할 수 있었다"며 "가천대 길병원의 표준화된 협진 체계와 끊김 없는 연계형 다학제 진료가 만들어낸 대표적 성공 사례"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