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자기주식(이하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한 상법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일부 제약·바이오사가 자사주 소각에 나섰다. 셀트리온은 2조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계획을 발표했다. 아직 자사주 관련 방침을 정하지 않은 기업들은 주주가치 제고나 기업가치 극대화 등에 자사주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의무 소각안을 포함한 3차 상법개정안이 지난 5일부터 시행됐다. 이에 따라 신규 자사주 취득분은 1년 이내, 기보유 자사주는 1년6개월 이내 소각이 의무화됐다. 자사주를 교환 또는 상환대상으로 해 사채를 발행하는 것도 금지됐다. 다만 임직원 보상 등의 사유발생시 주주총회 승인을 통해 예외적으로 자사주를 보유하거나 처분하는 것은 가능하다.
이에 따라 일부 기업은 선제적인 대응에 나섰다. 자사주 보유비율이 5.3%인 셀트리온은 지난 6일 2조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안을 발표했다. 꾸준히 자사주를 소각하며 주주친화 행보를 보여온 셀트리온은 자사주 소각규모를 약 911만주까지 확대키로 했다. 이는 전체 자사주의 74%로 지난 5일 종가기준 1조9268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주주총회 이후 바로 소각절차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법개정안 시행에 앞서 자사주를 지분교환 등에 활용하며 처분한 기업도 많다. 지난해 7월 자사주 지분율이 25%에 이른 광동제약은 올들어선 현재 0.3% 정도다. 광동제약은 지난해 12월 자사주 일부를 대웅, 휴메딕스와 지분교환에 사용했고 일부는 동원시스템즈에 매각했다. 올해 1월에는 157억원 규모를 소각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도 지난해 7월 자사주 지분율이 9.9%였으나 현재는 0.3%가량(5만주)으로 낮아졌다. 지난해 12월 환인제약과 자사주 교환, 기타 특수관계사 한국바이오켐제약에 매각방식으로 자사주를 처분했고 올해 1월 73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대웅은 아직 자사주 보유율이 27.7%로 높다. 대웅 관계자는 "자사주 소각이나 활용 중 어느 한 방향만을 고집하기보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기업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전략적으로 선택해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자사주 지분율이 12.2%인 휴젤 관계자는 "2016년부터 현재까지 47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하고 87만주 이상을 소각했다"고 밝혔다.
GC녹십자홀딩스와 GC녹십자의 자사주 보유율은 각각 4.4%, 2.3%다. GC녹십자 측은 "현재 공식적으로 언제 몇 주를 소각하겠다는 계획을 확정한 바는 없으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소각을 포함한 다양한 주주친화 정책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2024년 10월 자사주 1% 소각 등을 골자로 한 '밸류업 계획'을 밝혔고 올해 1월 362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남은 자사주 비중은 7.6%인데 아직 이에 대한 계획은 공시되지 않았다.
이밖에 자사주 비율이 10.1%인 메디톡스, 12.9%인 안국약품(지난해 9월 기준), 5.0%인 삼진제약 등은 아직 자사주 관련 특별한 방침을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