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응급실 뺑뺑이 방지' 사업 전국 확대…의료계 "이송병원 지정만이 해결책 아냐"

정부, '응급실 뺑뺑이 방지' 사업 전국 확대…의료계 "이송병원 지정만이 해결책 아냐"

홍효진 기자
2026.08.1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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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3개월간 응급실 미수용 0건 성과"
외상의학과 교수 "첫 이송병원 선정으로 끝날 문제 아냐"

정경원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외상의학과 교수)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응급의료 형사책임 개선과 피해 환자 보상체계 구축방안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홍효진 기자
정경원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외상의학과 교수)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응급의료 형사책임 개선과 피해 환자 보상체계 구축방안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홍효진 기자

정부가 응급실 미수용(뺑뺑이) 방지 사업의 시행 범위를 기존 광주·전라 지역에서 내달 전국으로 확대한다. 구급대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찾지 못할 시, 구급상황센터와 복지부 산하 광역응급의료상황실이 협력해 이송 병원을 찾는 게 골자다. 다만 의료 현장에선 '우선 수용'을 목표로 둔 접근보단 실제 이송 후 제대로 된 치료가 이뤄졌는지 등을 따져봐야 한단 목소리가 나온다.

정경원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외상의학과 교수)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응급의료 형사책임 개선과 피해 환자 보상체계 구축방안 토론회'에서 "수용이 어려운 병원에 환자를 보낸 뒤 문제가 생겼을 때의 책임 면제나 보상 논의보단, 애초에 그런 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게 우선"이라며 "환자를 적절한 시간에 적절한 병원으로 보내는 체계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응급실 미수용은 응급의료 현장의 고질적 문제로 꼽힌다. 지난 2월과 5월 각각 대구와 충북 청주를 비롯해 이달 초 충남 아산에서도 진료할 병원을 찾지 못해 전북 익산까지 환자가 이동하는 사례가 있었다.

정 센터장은 보건복지부가 지난 3~5월 광주·전라 지역에서 시행한 '응급환자 이송 체계 혁신 시범사업'에 대해 "지역별 이송 지침 마련을 추진하는 등 여러 측면에서 중요한 진전"이라면서도 "광역상황실이 병원을 선정한 것만으로 사업이 성공했다고 평가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해당 사업은 119구급대의 이송 병원 선정이 늦어질 경우 환자 정보 등을 공유하는 소방 당국과 의료기관, 광역상황실이 개입해 이송 병원을 배정하는 게 핵심이다. 복지부는 시범 사업에 대해 "3개월간 응급실 미수용 사례는 '0'건이었다"고 성과를 밝힌 바 있다.

정 센터장은 "첫 이송 병원을 정했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며 "첫 지정 병원에서 불가피하게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바로 작동할 수 있는 백업 개념의 '플랜B' 병원 체계가 필요하다. '어디에서 받아 줄 것인가'를 환자가 발생한 뒤 묻는 체계에서 '이 환자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가 환자 발생 전 정해져 있는 체계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용수 광주시응급의료지원단장(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응급의료 형사책임 개선과 피해 환자 보상체계 구축방안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홍효진 기자
조용수 광주시응급의료지원단장(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응급의료 형사책임 개선과 피해 환자 보상체계 구축방안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홍효진 기자

응급의료 기피 사유의 '정당성' 기준이 모호하단 지적도 나온다. 현행법 내 응급의료종사자는 '업무 중 정당한 사유 없이 응급의료를 거부하거나 기피하지 못한다'고 돼 있는데, 이 '정당한 사유'의 기준이 모호하단 것이다. 국회에서도 정당한 사유를 구체화하거나 기준을 마련하는 등의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응급환자 수용 거부·기피의 정당한 사유는 수용 요청 당시의 구체적 환자 상태와 실제 응급의료 자원과 진료 역량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인력·병상·시설·장비가 부족하단 사실만으로 응급환자를 거부하거나 기피하도록 해선 안 된다. 피해 환자·보호자 보상에 대해선 응급의료기금을 활용한 공적 보상체계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용수 광주시응급의료지원단장(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은 "사법 부담 완화를 공적 (이송 병원)배정에 응한 대가가 아닌, 응급의료 일반의 선행조건으로 둬야 한다"며 "중과실과 공적 배정의 적정성은 결과가 아닌 판단 당시의 정보와 자원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중규 복지부 공공의료정책관은 "이송체계 혁신사업의 취지는 (구급대와 의료기관 등이)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해 최대한 미수용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것"이라며 "내년 5월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이 시행되고, 수용 거부 기준 등 관련 응급의료법 개정도 논의 중이다. 정부도 응급실 미수용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의 대안을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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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효진 기자

안녕하세요. 바이오부 홍효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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