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CR서 확인하는 'K-ADC' 청사진…임상 진입 앞둔 주요 파이프라인은

김선아 기자
2026.04.13 16:39

리가켐·삼성에피스·에이비엘, 차세대 ADC 파이프라인 전임상 연구 발표
올해부터 임상 진입 본격화…향후 3년 내 확인될 초기 임상 데이터 관건

미국암연구학회(AACR) 국내 ADC 개발사 발표 현황/그래픽=김지영

세계 최대의 암 학회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리가켐바이오, 삼성바이오에피스, 에이비엘바이오 등이 각사의 차세대 항체-약물 접합체(ADC) 개발 전략을 상징하는 첫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의 전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이들 파이프라인은 올해부터 임상 진입을 본격화해 약 3년 내 임상 1상 초기 데이터를 통해 가치를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17일(현지시간)부터 22일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미국암연구학회(AACR)가 열린다. AACR에선 주로 전임상~임상 1상 단계의 초기 파이프라인 연구 결과가 발표된다. 임상 진입을 앞둔 핵심 파이프라인일 경우 향후 1~3년간 회사의 개발 역량이 투입될 자산의 가치를 가늠할 수 있다.

지난달 공개된 초록을 통해 올해도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 열풍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 가운데 차세대 ADC에 대한 빅파마(대형 제약사)들의 니즈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ADC를 개발 중인 국내 기업들은 이러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베스트 인 클래스(계열 내 최고) 혹은 퍼스트 인 클래스(계열 내 최초) 전략을 앞세워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의 임상 개발을 올해부터 본격화한다.

'ADC 명가'로 평가받는 리가켐바이오는 '베스트 바이오' 프로젝트에서 가장 앞서 개발되고 있는 BCMA 타겟 ADC 2종의 전임상 결과를 발표한다. 베스트 바이오는 리가켐바이오의 독자적인 링커-페이로드(암세포를 사멸시키는 물질) 기술을 활용해 기존 치료제가 갖는 효능과 부작용 측면의 한계를 뛰어넘겠단 전략이다.

이번에 연구 결과가 발표되는 BCMA 타겟 ADC 2종은 모두 전임상 단계에서 BCMA 타겟 ADC '블렌랩'보다 높은 세포 독성 및 효능이 입증됐다. 블렌랩은 높은 안구독성 문제가 있는 만큼 향후 임상에서 확인될 안전성 데이터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리가켐바이오는 현재 해당 파이프라인의 임상 1상 임상시험계획서(IND) 승인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에서 신약으로 영역을 넓히는 중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첫 번째 신약 파이프라인 'SBE303'의 전임상 결과를 발표한다. SBE303은 넥틴-4 항체에 인투셀의 링커 기술, 중국 프론트 라인의 페이로드가 적용된 물질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 상반기 안에 임상 1상에 착수할 예정이다. 일각에선 넥틴-4가 이미 글로벌에서 검증된 타겟인 만큼 다소 안전한 길을 택했단 평가가 나온다.

다만 뒤이어 진입할 것으로 유력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파이프라인은 EGFR과 HER3를 타겟하는 이중항체 및 이중페이로드 ADC 'SBE313'이다. 이중항체 및 이중페이로드 ADC는 전 세계적으로도 임상에 진입한 물질이 극소수인 모달리티(치료접근법)다. SBE303으로 신약 임상개발 경험을 쌓은 뒤 보다 난도가 높은 파이프라인 개발에 나서는 모양새다.

국내에서 이중항체 ADC 개발을 선도하고 있는 에이비엘바이오는 임상 1상 IND 승인을 받은 'ABL206'과 'ABL209'의 전임상 결과를 발표한다. ABL206은 B7-H3와 ROR1을 타겟하는 퍼스트 인 클래스(계열 내 최초) 물질이다. ABL209는 EGFR과 MUC1을 타겟하며, 베스트 인 클래스(계열 내 최고)를 목표로 한다.

미국 자회사 네옥 바이오가 두 물질의 임상 개발을 주도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임상을 가속화하기 위해 지난달 네옥바이오에 2500만달러(약 377억원) 규모의 연구개발비를 추가 지원했다. 임상 1상 초기 데이터는 내년 초 확인될 예정이다. 미국에서 개발되고 있는 이중항체 중 선두그룹에 속한 만큼 최대한 속도를 끌어올려 시장을 선점하겠단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AACR은 전 세계 제약바이오 관계자들이 모이는 자리이기에 이곳에서 데이터를 공개하는 것 자체가 회사의 연구 수준과 파이프라인 신뢰도를 높이는 중요한 이벤트"라며 "글로벌 빅파마들도 다수 참석하는 만큼 비임상이나 초기 데이터여도 다양한 파트너십 논의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