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닛이 1분기 적자폭을 크게 줄였다. 지난해 하반기 대규모 구조조정과 올해 초 대규모 유상증자 이후 체질 변화가 가시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매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디지털병리 솔루션 '루닛 스코프'의 행보에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루닛의 영업손실은 1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축소됐다.
그동안 루닛은 글로벌 사업 확대 과정에서 외형 성장과 적자 확대가 함께 이어지는 구조를 보여왔다.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인력 확충과 연구개발(R&D), 마케팅 비용이 동시에 늘어나면서 매출 증가에도 수익성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실제로 사상 최대 매출액(831억원)을 기록한 지난해에도 영업손실은 831억원으로 직전년도(677억원) 대비 커졌다. 2022년 상장 당시 매년 가파른 매출 성장을 앞세워 2024년 흑자전환하겠다는 목표와 큰 격차였다.
이번 1분기 역시 '매출 외형 확대 속 적자 지속'이라는 구조는 동일했지만, 적자폭을 줄이며 비용 효율화 효과가 본격화 된 점이 눈에 띈다. 매출 외형 성장 외 핵심 배경으론 지난해 하반기 단행한 조직 슬림화가 꼽힌다. 실제로 루닛은 이를 통해 20% 수준의 비용 절감을 기대한 바 있다.
올해 초 진행한 대규모 자금 조달 역시 재무적 관점에서 동력으로 작용 중이다. 루닛은 지난 1월 2000억원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2024년 미국 볼파라(現 루닛 인터내셔널) 인수를 위해 발행한 17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조기상환 청구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유증 자금이 자본으로 인식되는 만큼, 법인세차감전손실(법차손)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우려를 털어내는 효과도 노렸다. 해당 유증은 지난달 10일 104.7%의 구주주 청약률을 기록하며 마무리 된 상태다.
체제 개편으로 수익성 경쟁력 기반을 확보한 루닛의 올해 기대주자는 루닛 스코프다. 현재 루닛의 매출 중심축은 진단보조솔루션 '루닛 인사이트'와 루닛 인터내셔널 제품군이다. 1분기 매출액 223억원을 합작하며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루닛 스코프는 아직 매출 비중은 작지만 단순 신사업을 넘어 향후 루닛의 수익 구조를 바꿀 핵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루닛 스코프는 암 조직 슬라이드를 AI로 분석해 바이오마커를 정량화하는 디지털병리 솔루션이다. 현재 현금 창출원 역할을 하는 영상 판독 AI 사업 루닛 인사이트 대비 사업 구조적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 분야다.
루닛 인사이트가 병원 중심 솔루션 공급 사업이라면, 루닛 스코프는 글로벌 제약사 임상과 바이오마커 분석, 디지털병리 플랫폼 기반 시장 중심이다. 디지털병리 시장 자체가 반복형 소프트웨어 사용 구조와 플랫폼 연동 모델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북미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사업을 확대한 점 역시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루닛이 단순 의료 AI 솔루션 기업에서 북미 기반 의료 데이터·디지털병리·SaaS 플랫폼 기업으로 사업 구조를 다변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루닛 관계자는 "루닛 스코프는 루닛 인사이트 제품 대비 수검 비용이 100배 이상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동반진단(CDx) 허가 시 특정 항암제 투여 전 반드시 시행해야 하는 필수 검사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며 "루닛 스코프의 상업화가 본격화되면 수익성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전환점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