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비만약은 '아밀린'? 효과 보니…"위고비보다 더 좋다"

박미주 기자
2026.06.10 17:05

노보 노디스크, 미국당뇨병학회서 아밀린 관련 비만약 임상 결과 발표
일라이 릴리, 로슈 등도 아밀린 기반 비만약 개발 중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비만·당뇨 치료제 시장의 강자인 노보 노디스크가 '위고비'(세마글루티드)를 이을 차세대 무기로 '아밀린' 기전 비만약을 전면에 내세웠다. 일라이릴리와 로슈 등 다른 제약사들도 아밀린 기전 비만약 개발에 가세하면서, 차세대 비만치료제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 5~8일(현지시간)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미국당뇨병학회(ADA 2026)에서 차세대 아밀린 기반 복합 피하주사제 '카그리세마'의 임상 3상(REIMAGINE 1·2·3) 시험 결과를 공개했다.

카그리세마는 장기 작용 아밀린 유사체인 카그릴린타이드와 위고비 성분인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 작용제 세마글루티드를 결합한 주 1회 피하주사 복합 신약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체중 관리 적응증으로 카그리세마의 신약 허가 신청을 완료했다. 올해 4분기 허가 결정이 예상된다.

아밀린은 식사 반응으로 인슐린과 함께 분비되는 췌장 호르몬으로, GLP-1과 보완적인 역할을 한다. GLP-1과 일부 작용 경로가 겹치지만 △뇌의 포만감 중추 자극 △위 배출 속도 지연 △글루카곤 분비 억제를 통한 에너지 대사 조절 등 세 가지 경로를 통해 식욕을 억제한다. GLP-1 대비 위장관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지방 중심 체중 감소를 유도해 체성분 개선 측면에서도 기대를 받고 있다.

2형 당뇨병 환자 2713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카그리세마(2.4㎎/2.4㎎)는 68주차 기준 당화혈색소를 1.91% 줄였다. 이는 세마글루티드 단독요법(2.4㎎)이 1.75% 줄인 것 대비 의미있게 높은 수준이다. 체중은 14.2% 줄여 10.2% 감소한 단독요법 대비 컸다. 다만 부작용 발생률은 높았다. 카그리세마 위장관계 이상반응 발생률은 67.2%로, 단독군 53.9% 대비 높게 나타났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오심, 구토 등 위장관계 증상이었다.

마틴 홀스트 랑에 노보 노디스크 연구개발(R&D) 총괄 겸 최고과학책임자(CSO)는 "카그리세마는 혈당 조절과 체중 감소를 동시에 해결하는 최초의 아밀린·GLP-1 복합 치료제가 될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노보 노디스크는 GLP-1과 아밀린 수용체 작용 기전을 단일 분자로 결합한 최초의 신약 후보물 '제나감타이드' 임상 2상 결과도 발표했다. 제나감타이드 최고 용량(40㎎)이 당화혈색소를 1.71%, 체중은 14.6% 각각 줄였다. 참가자의 89.1%가 '당화혈색소 7% 미만'을 달성했고, 36주 시점에도 고용량(20㎎·40㎎)의 체중 감량 정체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위장관계 증상(경증~중등도)으로 다른 인크레틴·아밀린 계열 치료제와 유사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였다.

노보는 올 하반기 제나감타이드의 3상 임상을 개시할 예정이다. 이번 임상은 주 1회 피하 주사하는 제형으로 진행됐으며 노보는 제나감타이드의 경구용 약물도 개발하고 있다. 랑에 CSO는 "이번 2상 결과는 혈당 조절과 체중 감량 모두에서 의미 있는 잠재력을 보여주며, 제2형 당뇨병과 비만 치료 영역의 치료 선택지를 더욱 넓힐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다른 제약사들도 아밀린 기반 비만약을 개발 중이다. 일라이릴리는 아밀린 기반 후보물질 '엘로랄린타이드'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발표한 임상 2상 결과에서는 최대 20.1%의 체중 감소 효과가 확인됐다. 로슈도 아밀린 유사체 계열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페트렐린타이드'를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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