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증·응급·골든타임 내 치료, 우리 동네에서 해결돼야"

박미주 기자
2026.07.14 13:00

의료혁신위 시민패널 위원회, 숙의토론회 결과 공개
시민 94%, 감기·만성질환은 동네에서…지역 내 최우선 보장은 24시간 응급실
지역 내 병원 이용 의사 있지만, 의료 질 높아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와 보호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5.10.17./사진= 뉴시스

국민들이 경증·응급질환은 동네에서, 중증질환은 지역 거점병원에서 치료가 보장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4시간 응급실 진료, 심근경색·뇌졸중 등의 '골든타임' 내 치료는 우선적으로 지역에서 의료서비스가 가능해야 한다고 봤다.

국무총리 직속 자문기구인 의료혁신위원회 산하 시민패널 운영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의 의료혁신 시민패널 제1차 공론화 숙의토론회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성별‧연령‧권역‧의료접근성 등을 고려해 선정된 300명의 시민참여단이 지난 4~5일 1박 2일간 토론회에 참여해 의료혁신 방향을 논의했다.

시민패널은 이번 공론화 과정을 거치면서 경증·일상 진료는 가까이, 중증·고난도는 거점‧광역에서 치료받도록 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화됐다. 토론회 후 시민들은 우리 시‧군‧구에서 보장받아야 할 의료 범위로 감기‧만성질환 등 가벼운 진료(94.3%)를 가장 높게 꼽았다. 이어 야간‧휴일 소아 진료(77.1%), 24시간 응급실 진료(66.0%), 분만(59.9%), 퇴원 후 재활‧요양(40.6%) 순이다.

사진= 보건복지부

모든 서비스를 진료권 안에서 받기 어렵다고 가정했을 때는 61.9%가 24시간 응급실 진료가 가장 우선이 돼야 한다고 봤다. 이어 심근경색‧뇌졸중 등의 골든타임 내 치료(55.4%), 야간‧휴일 소아 진료(28.6%) 등 순이었다.

수도권 대형병원 대신 지역 거점병원을 이용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89.6%로 토론회 전 81.1% 대비 증가했다. 특히 의료취약지 거주자는 사전조사 당시 지역 거점병원 이용 의사가 77.7%로 의료 취약지에 거주하지 않는 시민패널(수도권 78.1%, 비수도권 86.6%)에 비해 낮았으나, 숙의 후 91.5%로 가장 높게 바뀌었다.

대신 66.8%는 수도권에 뒤지지 않는 의료진의 실력과 경험이 갖춰져야 한다고 답했다. 다만 의료취약지에 거주하는 시민패널의 55.0%은 응급 상황의 24시간 대응과 신속한 이송이 가장 필요하다고 했다. 지역의료 문제에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가치로는 의료의 질이 64.5%로 의료 접근성 35.1%를 상회했다.

아울러 시민패널의 56.7%가 상급병원이 필요할 때는 검사‧진료기록 자동 연계와 신속한 예약을 보장하는 방법이 지역 병원 이용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에 지역의료기관에서 치료의 한계가 발생하는 경우 수도권의 상급병원을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전담의 지정을 통한 지속적 관리(31.9%), 진료비 본인부담금 감면·의료비 바우처 등 직접 비용 지원(31.5%) 등의 응답률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사진= 보건복지부

정부가 지역·필수의료를 위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는 응급상황에서 골든타임 안에 최종 치료까지 이어지는 체계 구축(25.4%), 지역·필수의료 인력 양성(23.9%), 지방 국립대병원 10곳을 거점병원으로 지정해 서울 '빅(대형) 5' 수준으로 육성(23.1%) 등이 꼽혔다.

지역‧필수의료 인력을 양성하고 공급하는 정책의 동의여부를 물은 결과, 지역의사 선발‧의무 복무 89.4%, 5년 이상 근무 계약 의료진 거주 여건 지원 88.9%, 필수‧지방일수록 더 보상하는 수가체계 87.4% 순으로 높았다. 또 88.6%는 정부의 의료인력 정책이 계획대로 실제로 시행되면 지역에 근무하는 의료인력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지역‧필수의료를 보장하기 위한 의료공급 방식으로 공공병원 집중 투자로 보장해야 한다는 데 51.9%가 동의했다. 47.4%는 역량 있는 민간병원에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고 답했다. 단기적으로 민간병원을 활용하되 장기적으로 공공병원을 통한 안정적 공급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절충안도 제기됐다.

이밖에 이용량이 적은 지역의 의료시설은 인근 지역과 통합‧재편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61.8%였다. 92.5%는 거주지를 결정하는 데 있어 지역의료 서비스가 중요하다고 했고, 지역의료가 충분히 보장된다면 지방에 거주하겠다는 의향은 86.3%였다.

시민패널 운영위원회는 공론화 결과를 분석해 이달 말 의료혁신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혁신위는 이 결과를 의료혁신 추진 과정에서 주요 참고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김학린 시민패널 운영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공론화는 국민이 지역‧필수의료의 현실을 함께 고민하고, 의료 이용자의 관점에서 정책 방향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도출한 의견이 의료혁신위원회의 정책 논의와 의료혁신 추진 과정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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