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이 다시 타결쪽으로 기울어졌다.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은 오는 24일(현지시간) 다시 회의를 열어 그리스 협상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회의 결과는 유로존 정상회의가 열리는 25일 발표될 것으로 기대된다.
22일 열린 유로그룹 및 정상회담에서는 이전과 달리 그리스의 새 협상안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줄을 이었다. 도널드 터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의장은 "최근 몇 주만에 처음으로 그리스가 실질적인 제안을 내놓았다"며 다음 회의에서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을 밝혔다.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은 새 제안이 이전보다 "더 폭넓고 포괄적"이라며 "최종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고 말했다. 데이셀블룸 의장은 새 제안서를 완벽히 검토하기 위해 유로그룹 회의를 다시 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각국 정상들도 타결 기대감을 드러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원하는 곳에 도달하지 않은 것은 분명하지만 확실한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프랑소와 올랃드 프랑스 대통령도 "그리스의 새 개혁안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며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주 유로그룹 회의에서 협상 타결이 불발되자 유로존은 즉각 긴급 정상회의를 소집해 그리스 문제 논의에 나섰다. 이에 그리스도 회의를 곧바로 내각회의를 열고 새 개혁안을 채권단에 제시했다. 그리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새 협상안에는 내년부터 조기퇴직 지원을 폐지하고 부유층 및 연간순이익 50만유로(6억2500만원) 이상 기업들에게 누진세를 강화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그리스 현지 언론들도 새 개혁안의 내용에 대해 일제히 보도했다. 카티메리니는 새 협상안으로 올해 재정 절감 규모가 20억유로에서 27억유로(약 3조3751억원)로 늘었다고 전했다. 내년 절감 규모도 36억유로에서 52억유로(약 6조5037억원)로 확대됐다. 다른 언론매체 투비마는 올해 연금 삭감 규모가 그리스 GDP(국내총생산)의 0.37%이며 내년에는 1.05%까지 높아진다고 밝혔다. 유로존이 요구하는 0.5%(올해), 1.0%(내년) 삭감에 거의 부합하는 수준이다.
그리스는 이달말까지 IMF에 약 15억4000만유로(약 1조9259억원) 규모의 부채를 상환해야 한다. 그렇기에 채권단으로부터 남은 72억유로(약 9조42억원) 구제금융 잔여분을 받지 못할 경우 디폴트(채무불이행)에 이어 최악의 경우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번 회의 전까지만 해도 그렉시트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공포가 드리워졌었다. 이로 인한 악영향을 우려한 까닭이다.
새 개혁안으로 협상 타결의 실마리를 찾았지만 아직 해결해야할 부분도 많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새 안이 이전보다 훨씬 더 포괄적이며 많은 세부사항을 담고 있지만 여전히 구체성이 결여돼 있다"며 아직 많은 부분을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집권당인 시리자(급진좌파연합)의 지원이 여전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1월 치프라스 총리와 함께 집권한 시리자는 채권단의 요구에 맞서 긴축 반대 입장을 지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