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실적·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 나흘째↓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5.07.25 05:17

S&P500·나스닥 1%↓, 中 제조업 경기 둔화→글로벌 성장률 둔화 우려 커져

뉴욕 증시가 기업 실적 둔화에 대한 우려와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에 나흘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그동안 호조를 보였던 미국의 부동산 지표가 예상 밖으로 부진한데다 중국의 제조업 지표 역시 15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이 직접적인 도화선이 됐다.

여기에 계속되는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관련 주들이 하락했고 바이오젠 실적 부진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바이오주 매도에 나선 것도 낙폭을 키웠다.

2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S&P500 지수는 전날보다 22.50포인트(1.07%) 하락한 2079.65를 기록했다. 다우 지수는 163.39포인트(0.92%) 내린 1만7568.53으로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57.78포인트(1.12%) 떨어진 5088.63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S&P500 지수는 주간 2.2% 하락하며 지난 3월 이후 주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나스닥과 다우 지수 역시 이번 주에만 각각 2.3%와 2.9% 하락했다.

타워 브릿지 애셋의 마리스 오그 대표는 "기업들의 어닝 실적은 중국이 더 이상 7% 대 성장을 하지 못할 것임을 나타내고 있다"며 "이 때문에 원자재 및 산업재 관련사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저유가로 인한 긍정적인 요인은 아직 구체화하지 않고 있다"며 "변화가 진행 중이며 이 과정은 수개월 내지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젠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연간 매출 증가율을 종전 12%에서 6~8%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하반기에는 매출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 지표 엇갈렸지만 투자자들 ‘부정적 지표’에만 관심

이날 발표된 지표는 경기 호전과 둔화를 나타내며 다소 엇갈렸다. 하지만 예민해진 투자자들은 부정적인 지표에 더 반응하는 모습이었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 신규 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6.8% 감소하며 연율 기준으로 48만2000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직전월(5월)과 같은 54만6000건을 예상했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8.1% 증가한 것이어서 부동산 시장 회복은 현재 진행형으로 풀이된다. 앞서 발표된 지난달 기존주택판매는 549만건으로 약 8년래 최대치였고 건축허가건수는 134만건으로 지난 2007년 7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제조업 지표는 예상을 뛰어 넘는 호조를 나타냈다. 시장조사업체 마킷은 이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53.8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 53.6을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로써 이번 달 미국의 제조업 활동은 지난달 기록한 2013년 10월 이후 가장 크게 둔화한 기록보다는 약간 개선됐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이를 넘어서면 경기 확장을, 이를 밑돌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생산 실적이 개선되고 신규 사업이 늘어난 게 이달 PMI를 상승으로 이끌었다. 반면 일자리 증가폭은 다소 줄어들어 PMI 상승폭을 제한했다.

신규 사업 증가세는 3개월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투입 가격지수는 3개월 연속 상승했지만 생산지수 상승세는 3개월래 가장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 中, 제조업 경기 둔화에 글로벌 성장 전망도 우려

중국 제조업 경기가 한 풀 꺾인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경기 둔화는 세계 경제 성장률을 떨어트릴 것이란 우려에서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과 민간 시장조사업체인 마킷(Markit)은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48.2를 기록했다고 2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1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전월(49.4)은 물론 시장 전망치인 49.7보다도 낮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중국 제조업 PMI가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었다.

◇ 유가 ‘4개월 최저’ 금값 ‘5년반 최저’

상품 가격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먼저 국제 유가는 공급 과잉과 중국 경기지표 부진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로 사흘째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31달러(0.6%) 하락한 48.14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31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WTI 가격은 이번 주에만 5% 이상 떨어졌고 이달 들어서만 18% 급락했다. 지난해 12월 19.4% 급락 이후 최고 수준이다.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배럴당 0.6% 하락한 54.60달러에 마감했다.

이처럼 국제 유가가 하락한 것은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베이커 휴즈는 미국의 원유 채굴 건수가 21건 늘어난 659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1주 만에 처음 증가한 것으로 지난 5월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제 금값은 달러 강세와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 영향으로 또 다시 하락하며 5년 반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8.6달러(0.8%) 떨어진 1085.5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0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이에 따라 국제 금값은 주간 기준 5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고 7월에만 6.8% 급락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금리 인상과 물가 하락으로 인해 사상 최악의 한파가 금 시장에 몰아치고 있다"며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금리 인상을 지속하는 한 금값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고 내년까지 온스당 1000달러 아래로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달러는 예상치 못한 신규 주택판매 부진에 상승 폭이 크게 둔화됐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07% 상승한 97.27을 기록하고 있다. 장 초반 97.62까지 상승했지만 주택지표 발표 이후 하락 반전해 97.12까지 떨어진 후 다시 소폭 반등하는 모습이다.

한편 최근 원자재 가격 급락 영향으로 호주 달러 가치도 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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