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中 안도감·저가매수세에 상승…나스닥 2.27%↑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6.02.17 06:22

뉴욕 증시가 국제 유가 하락 반전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기지표 회복과 저가매수세에 힘입어 다소 큰 폭으로 올랐다. 소비재와 은행, IT 등 올 들어 낙폭이 컸던 업종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1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30.80포인트(1.65%) 오른 1895.58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222.57포인트(1.39%) 오른 1만6196.41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 지수는 98.44포인트(2.27%) 급등한 4435.96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뉴욕 증시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 상승과 주요 4개국의 산유량 동결 소식에 힘입어 상승 출발했다. 국제 유가는 하락 반전했지만 국제 유가 급락에 대한 두려움이 크게 완화되면서 낙폭이 컸던 종목에 대한 저가매수세가 살아났다.

앞서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1월 신규 위안화 대출 규모가 2조5100억위안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 12월 5978억위안은 물론 시장 전망치 1조9000억위안을 크게 웃돌았다. 이에 따라 중국 증시는 3% 넘게 급등했고 대만과 홍콩 증시도 1% 가까운 상승세를 나타냈다. 일본 증시도 0.2% 올랐다.

업종별로는 IT 업종이 2.49% 상승하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소비재 업종도 2.22% 오르며 힘을 보탰다. 산업과 금융업종도 1.95%와 1.6% 상승했다.

경기지표 부진과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의 발언으로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후퇴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 산유량 동결에도 국제유가 하락… 5가지 이유는?

이날 국제 유가는 주요 4개 산유국의 원유 생산량 동결에도 불구하고 하락했다. 감산이 아닌 동결 합의에 그쳤고 이란과 이라크 등이 빠져 있는 등 공급과잉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힘들 것이란 전망 때문으로 풀이된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0.4달러(1.4%) 하락한 29.04달러를 기록했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배럴당 1.19달러(3.56%) 급락한 32.2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사우디아리비아, 러시아, 카타르,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은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회동을 갖고 생산량 동결에 합의했다. 이 소식 직후 시간외거래에서 WTI는 6% 넘게 급등하며 31달러를 돌파했고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35달러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국제 유가는 시간이 지나면서 낙폭을 키웠고 결국 하락 마감했다. 산유량 동결에도 불구하고 유가가 하락한 것은 크게 5가지 이유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선 산유량 감축이 아닌 동결에 그쳤다는 한계 때문이다. 유가 급락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가 감산에 합의할 것이란 전망이 지속적으로 제기됐고 이에 따라 최근 유가가 반등했다.

특히 사우디가 5% 감산을 러시아에 제안했다는 소식까지 이미 시장에 전해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상당수 투자자들이 조만간 감산에 돌입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동결 합의로 감산이 힘들 것이란 전망과 사우디가 시장점유율 유지를 위해 감산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점이 확인됐다.

IG의 조쉬 마호니 애널리스트는 “최근 사우디와 이란의 논쟁을 지켜보면 솔직히 감산이 앞으로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며 “이란이나 사우디가 감산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를 전혀 듣지 못했고 투자자들도 이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동결 조건도 투자심리를 안정시키지 못한 이유다. 4개국은 1월 생산량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OPEC의 1월 산유량은 일평균 3260만배럴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수준에서 산유량이 동결되더라도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를 감안하면 공급과잉 상태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바클레이즈는 “이번 합의가 없었더라도 이미 생산능력 한계치에 도달한 러시아와 카타르, 베네수엘라가 연내 산유량을 늘리지 못했을 것”이라며 “4개국의 올해 산유량 증가는 극히 미미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산유량 동결조치가 큰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이란과 이라크가 제외됐다는 점도 문제다. 이란은 경제제재 해제 이후 이제 막 국제시장에 원유를 공급하기 시작했고 산유량을 계속 늘리고 있다. OPEC 역시 이란의 산유량이 이미 1월 수준을 초과하고 있다고 인정하고 있다.

이라크 역시 IS(이슬람국가)와의 전쟁자금 마련을 위해 산유량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늘리고 있다. 이란과 이라크, 베네수엘라는 오는 17일 테헤란에서 산유량 동결을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이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것도 걸림돌이다. 기술 발전으로 미국의 셰일 오일 가능성은 더 높아진 상황이다. 물론 유가가 13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셰일 업체들이 수익성 하락으로 고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미국의 셰일 오일 생산량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번 동결 결정으로 유가가 상승한다면 미국은 얼마든지 다시 산유량을 높일 수 있다. 산유량 동결에 참여하는 국가가 늘어나더라도 유가 상승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OPEC 입장에서는 유가를 끌어올릴 것인지, 시장점유율을 유지할 것인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경기 둔화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도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바클레이즈는 “갑작스러운 유가 회복이 신흥국의 수요 증가를 가로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나 유럽, 중국의 수요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신흥국 수요가 줄어들면 결국 공급 초과 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이는 유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 경기지표 부진,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발언에 금리 인상 가능성↓

이날 발표된 경기지표는 기대에 못 미쳤지만 투자자들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졌다는데 더 주목했다.

미국의 2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 활동이 감소폭이 소폭 줄었지만 예상치를 밑돌았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2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 지수는 전월 -19.4에서 -16.6으로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에서는 -10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가 발표한 2월 주택시장지수는 전월 수정치 61보다 하락한 58을 기록했다. 이는 월스트리트 전망치 60보다 2 포인트 낮은 것이다. 지난해 5월 이후 최저치다.

데이비드 크로우 NAH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소비자들의 우려가 증폭되면서 건축업체들 역시 이에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의 발언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췄다. 그는 "올해 1분기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다"며 "기준금리를 인상하려면 물가지표가 강해질 때까지 기다려야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커 총재는 "주식시장은 안정될 수 있고, 방향을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의 (주식시장의) 매도세가 경제 기본 체력의 견고함을 압도하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연준의 정책은 올해 하반기 안정적인 성장과 낮은 실업률, 물가 상승 압력이 생기면서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 금값 2.5% 급락, 골드만삭스 "금 지금 팔아라"

국제 금값은 증시 반등과 골드만삭스의 부정적인 전망 영향으로 급락하며 121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31.2달러(2.5%) 급락한 1208.2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월6일 이후 11개월여 만에 최대 하락한 것이며 최근 3개월 만에 최대 하락률이다.

골드만삭스의 제프리 커리 상품 담당 글로벌 수석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에게 한 조언이다. 금값이 조금 더 오를 수 있겠지만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리스크를 감수하기 싫다면 지금이 매도 시점이라는 충고인 셈이다.

커리 애널리스트는 "유가와 중국, 마이너스 금리, 은행의 시스템 리스크 등이 공포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이 공포가 금값을 1300달러를 향해 밀어 올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공포는 유가에서 출발한 시스템 리스크와 중국, 마이너스 금리가 발생할 확률이 낮다는 사실을 무시하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금융 위기는 전체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이 위협받을 때 발생하는 것이지 하나의 자산이나 품목과 연관된 리스크 때문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국제 금값은 지난주에만 무려 7.1% 급등하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금융주는 13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커리 애널리스트도 이같은 공포가 단기간에 금값이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주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이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음을 보여줄 것이지만 이같은 급격한 금값 상승을 정당화시킬 정도로 붕괴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가 급락이 더 이상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점도 추가적인 금값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유가가 실직적으로 더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유가 변동성이 매우 큰 상황이지만 이전과 같은 급락세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4개국이 산유량을 동결키로 하면서 유가 폭락 가능성은 더 줄어든 상황이다.

◇ 달러 소폭 올라, 엔화 강세 지속

달러는 주요 4개 산유국의 산유량 동결 합의와 증시 상승에 힘입어 소폭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감산이 아닌 동결에 그치면서 안전자산인 일본 엔화 수요가 유지된 탓에 엔화 강세는 이어지고 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27% 상승한 96.88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0.13% 내린 1.1139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6% 하락한 113.88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 유럽 증시 ‘혼조’ 英 나홀로 상승

유럽 증시는 추가 경기 부양책과 원유 감산 기대감에 상승로 출발했다. 하지만 감산이 아닌 생산 동결 합의에 그치면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지수만 전날보다 42.72(0.72%)포인트 오른 5866.00으로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71.73포인트(0.78%) 내린 9135.11로 거래를 마쳤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4.59포인트(0.11%) 내린 4110.66에 거래를 마쳤고,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 지수는 1.39포인트(0.43%) 내린 320.37을 기록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전날 유럽의회에서 유럽 은행과 에너지 가격 문제를 주시하고 있다며 "만약 두 요인 중 한 요인이라도 (유로존의) 안정을 해치는 위험으로 작용한다면, 실제 행동에 착수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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