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유가·원자재 급등에 동반 상승…다우 0.94%↑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6.04.13 05:22

사우디·러 산유량 동결 합의, 유가 올 '최고치'… 엔화도 약세 전환

뉴욕 증시가 국제 유가와 주요 원자재 가격 급등, 금융업종 선전에 힘입어 전날 부진을 만회했다. 수입물가가 8개월 연속 하락세에서 벗어났고 유럽 증시 상승도 호재로 작용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며 장기 침체를 경고했지만 불붙은 투자심리를 꺾지는 못했다.

1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19.73포인트(0.97%) 상승한 2061.72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64.84포인트(0.94%) 오른 1만7721.25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38.69포인트(0.8%) 상승한 4872.09로 거래를 마쳤다.

푸르덴셜 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전략분석가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40달러를 돌파하면서 시장이 강한 상승세를 즐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국제 유가는 세계 1·2위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이란의 참여 없이도 산유량을 동결하는데 합의했다는 소식에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북해산 브랜트유는 각각 4.5%와 4.4% 급등했다.

에너지업종과 원자재업종 지수는 각각 3.23%와 2.02% 상승했고 금융업종 지수도 1.46% 올랐다. S&P500 10개 업종 지수 모두 상승세를 나타냈다.

한편 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3.4%에서 3.2%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은 3.6%에서 3.5%로 하향조정하면서 스태그네이션(장기침체) 위험성을 경고했다.

◇美 3월 수입물가 0.2%↑…8개월 연속 하락세 멈춰

지난달 미국의 수입물가가 8개월 연속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했다. 최근 달러 강세가 약해지고 국제 유가가 회복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3월 중 미국의 수입물가는 전달에 비해 0.2%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이후 첫 상승을 보인 것이며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가파른 오름세다.

다만 시장에서는 1.0% 올랐을 것으로 예상했다.

당초 0.3% 하락한 걸로 집계됐던 2월 수치는 0.4% 하락으로 소폭 하향 수정됐다. 지난 2월까지 미국의 수입물가는 최근 20개월 가운데 18개월간 내리 하락했다.

한편 3월 미국의 수출물가는 전월과 변동이 없었다. 지난 2월에는 0.5% 하락했다.

수입물가 하락세는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낮은 수준을 보이는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인플레이션 목표치는 2%이다.

◇댈러스·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美 금리인상 시점 '신중론'

두 명의 미국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다음번 미국 금리인상 시점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와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는 이날 미국의 미약한 경제성장세와 달러 강세,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인플레이션 목표가 위협을 받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26~27일 열리는 FRB의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FRB 위원들이 금리인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을 재확인했다고 통신은 평가했다. 최근 재닛 옐런 FRB 의장이 점진적인 금리 인상이 가장 적절하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하커 총재는 필라델피아 연설에서 미국 경제의 기초여건이 좋다면서도 낮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FRB의 2% 뮬가상승률 목표에 대한 신뢰를 위협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러한 사항들이 최소한 아주 가까운 미래에 대한 정책에 접근하는 데 있어 나를 보수적으로 만든다"며 "두번째 금리인상을 하기 전에 더 강한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인 더 신중한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카플란 총재는 미국 경제전문방송 CBNC에 출연해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이 미약해 두번째 금리인상을 하기까지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FRB가 지난해 12월 약 10년만의 금리인상을 단행한 것은 옳았다"면서도 "(다음번 금리인상은) 우리가 시간을 가지고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GDP(국내총생산)가 내가 기대하는 대로 회복되면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FRB가 두번째 금리인상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의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에 1.4%(전분기 대비, 연율 기준)를 기록했는데 올해 1분기에는 1%를 훌쩍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FRB는 지난달 FOMC에서 올해 금리를 2번 올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지난해 12월 2006년 이후 첫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제시한 예상치를 절반으로 줄인 것이다.

한편 하커와 카플란 총재는 모두 올해 FOMC 정책 결정 투표 위원이 아니다.

◇ 국제유가, 사우디·러 산유량 동결 합의 '올 최고치' 급등

국제 유가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산유량 동결에 합의했다는 소식에 4% 넘게 급등하며 올해 최고 가격을 기록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81달러(4.5%) 급등한 42.17달러에 마감했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가격 역시 전날보다 배럴당 1.88달러(4.4%) 급등한 44.71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국제 유가가 급등한 것은 공급과잉 해소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민영통신 인테르팍스에 따르면 세계 1·2위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이란의 참여 없이도 산유량을 동결하는데 합의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은 오는 17일 카타르 도하에서 산유량을 지난 1월 수준으로 동결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사우디는 이란의 참여가 있어야만 산유량 동결에 동의할 것이란 입장이었다. 반면 이란은 경제 제재 해제 이전 수준까지 산유량을 회복한 후에야 산유량 동결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때문에 이번 도하 회의에서 산유량 동결에 대한 실질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OPEC의 이번 회의가 역사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미국의 산유량 감소한 것도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2017년 미국의 산유량이 하루 56만배럴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국제금값, 나흘째 상승 1290달러 돌파

국제 금값은 1290달러를 돌파하며 2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2.9달러(0.2%) 상승한 1290.90달러를 기록했다. 나흘 연속 상승하며 지난 2월9일 이후 최장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처럼 금값이 상승한 것은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는 등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노우베라의 스테판 캘레이언 최고 기술분석가는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인해 금값이 상승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 갖춰졌다며 "지금 긍정적인 요인들이 매우 많다"고 설명했다.

국제 은 가격 역시 전날보다 24.6센트(1.5%) 급등한 16.222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10월28일 이후 최고 가격이다.

백금과 팔라듐 가격도 각각 0.9%와 0.2% 상승했고 구리는 2.7% 급등했다.

◇ 달러, 유가·원자재 가격↑ '반등'… 엔화 '약세'

달러가 국제 유가 급등과 글로벌 증시 강세에 힘입어 약 8개월 최저치에서 반등했다. 특히 원자재 가격 상승에 힘입어 원자재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의 통화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08% 상승한 94.08을 기록하고 있다.

전날 달러 인덱스는 93.627까지 하락하며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었다.

템퍼스 컨설팅의 존 돌리 이사는 "오늘 원자재 가격 상승이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국제 유가 상승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현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엔/달러 환율은 0.57% 상승한 108.55엔을 가리키고 있다. 전날 엔/달러 환율은 107.64엔까지 하락하며 1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0.29% 하락한 1.1373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힘입어 호주 달러와 뉴질랜드 달러 가치는 각각 1%와 0.74% 상승하고 있다.

◇ 유럽증시도 원자재 가격 상승에 동참

유럽 주요국 증시는 사흘째 상승했다. 국제 유가 등 상품(원자재) 가격 상승이 호재가 됐다.

범유럽지수인 FTSE유로퍼스트300지수는 전장 대비 0.60% 상승한 1315.98을 기록했다. 스톡스600지수는 전장 대비 0.52% 오른 334.59에 거래를 마쳤다. 범유럽 우량주인 스톡스50지수는 0.59% 높아진 2941.36에 마감했다.

국가별로는 프랑스 CAC40 지수는 0.74% 오른 4344.48에 마감했다. 독일 DAX 지수는 0.83% 높아진 9763.03을 기록했다. 반면 영국 FTSE100 지수는 전장 대비 0.65% 상승한 6240.53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 약세를 기반으로 원자재가격이 강세를 나타내면서 광산주도 동반 상승했다. 거대 글로벌 광산업체 앵글로아메리칸은 7% 넘게 급등했다. 이날 상품주가 2% 넘게 오르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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