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유럽연합(EU) 경쟁당국으로부터 역대 최대 규모의 과세 폭탄을 받을 예정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플이 아일랜드에서 적용받은 낮은 세율이 EU 경쟁법에 위반된다는 이유에서다.
FT에 따르면 마그레테 베스타거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다음날(30일) 애플에 대한 수십억유로 규모의 세금 추징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정확한 추징 금액은 공식 발표시 공개된다. 앞서 JP모간은 애플이 최악의 경우 190억유로(약 23조9100억원)의 세금을 더 내야할 것으로 예상했다.
베스타거 집행위원은 극도의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신속처리 제도인 패스트트랙을 이용, EU 관련자들에게 이날 아침에서야 130쪽에 이르는 결정을 보고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원래 보고 기한은 발표 2주 전이다.
한 소식통은 이번 결정이 발표되면 애플은 아일랜드에서의 회계 처리를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애플의 경우 아일랜드에서 적용받는 실효 세율이 2%에 불과하다. 공식 법인세율인 12.5%는 물론, EU 국가들의 평균 법인세율인 23%, 최고 35%인 미국의 법인세율에 비해서도 현저하게 낮은 수준이다.
EU 경쟁당국은 특히 애플이 지적재산권에 대한 세금을 어떻게 냈는지를 집중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구글세' 논쟁이 이름만 바뀌어 '애플세' 논쟁이 된 것이다. 구글세는 특허료 등 막대한 이익을 올리고도 조세 조약이나 세법을 악용해 세금을 내지 않았던 다국적 기업에 부과하기 위한 세금을 말한다.
이로써 약 3년간에 걸친 애플에 대한 EU의 조사가 거의 마무리된 모습이다. 그러나 당사자인 애플과 아일랜드는 물론 미국으로부터의 강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지난주엔 미국 재무부가 EU의 애플 과세 움직임에 대해 '미국 기업 때리기'라며 "유럽 당국이 초국가적 과세당국(supranational tax authority)이 되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애플과 아일랜드 당국은 모두 과세 결정이 나면 항소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는 애플이 현지 과세체계에 충실히 따랐고 불법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EU 당국이 개별 회원국에게 부과한 벌금 가운데 최대액은 지난해 7월 프랑스 국영 에너지업체 EDF에 대한 14억유로였다. EDF는 1997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대규모 세금 면제 혜택을 받았는데, 이는 EU 규정에 위배되는 불법적인 국가보조금에 해당된다는 것이 EU의 판단이었다.
이밖에도 EU 당국은 이미 네덜란드에 스타벅스 체납세금 2000만~3000만유로를 추가로 징수할 것을 요구했다. 또 룩셈부르크에도 피아트크라이슬러로부터 비슷한 금액의 세금을 더 걷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스타벅스와 피아트는 항소한 상황이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