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정보관리 불신’으로 페이스북 수익모델 흔들

배소진 기자
2018.03.29 17:41

[휘청거리는 IT공룡들] ④"불신 없애려면 정보관리 강화해야하지만 수익엔 치명적" 지적

[편집자주] 기술혁신이라는 밑천으로 20여년 성장만 해온 IT공룡들이 위기에 직면했다. 이젠 팔만큼 팔아서(애플), 데이터관리에 대한 원초적 불신 때문에(페이스북), 독점의 폐해가 드러나면서(아마존), 제대로 만들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면서(테슬라) 발발한 위기이다. 비즈니스모델 자체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어서 위기가 본질적이다. 90년대 말 닷컴버블의 재현이 우려된다

데이터 스캔들로 페이스북은 창업 14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16일 185달러이던 주가는 지금까지 18% 하락하면서 150달러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시가총액이 며칠 만에 800억달러(약 85조원)가 증발했다.

이용자와 광고주도 이탈하고 있고 최근 조사에선 미국 주요 IT(정보기술)기업 가운데 신뢰도 최하위를 기록했다. 마크 저커버그 CEO(최고경영자)는 곧 미국과 영국 의회 청문회에 불려 나가게 생겼다.

최근에는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가 2010년 한 콘퍼런스에서 했던 경고가 다시 회자되고 있다. 잡스는 당시 "프라이버시 약관은 쉬운 용어로, 반복적으로, 이용자들이 지쳐서 그만해도 된다고 할 때까지 제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잡스의 이런 경고는 당시 청중석에 앉아있던 저커버그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팀 쿡 애플 CEO도 28일(현지시간) "갑자기 웹에서 뭔가가 나를 추적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소름끼치지 않겠느냐"며 "고객을 돈과 맞바꿔서는 안 된다"고 공개적으로 페이스북을 비난했다.

페이스북의 데이터 스캔들은 쉽사리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저커버그는 “실수”라고 했지만 비즈니스모델 자체에서 나온 문제이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의 수익은 20억 전 세계 이용자들에게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는 데에서 나온다. 이용자들의 프로필과 좋아하는 콘텐트 등을 분석해 광고주에게 판매하는 것이다. 2017년 매출 406억달러 가운데 98%가 바로 광고매출이다.

그래서 이용자들의 데이터 관리에 대한 불신은 페이스북에는 더 치명적이다. 이용자들이 데이터를 제공하는데 소극적으로 바뀌고 프라이버시 강화 등 정부 규제가 강화한다면 그동안 페이스북이 자랑하던 광고효과는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CNN이 "이번 스캔들은 페이스북의 DNA(본질)가 걸린 문제"라고 경고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리서치회사 이마케터 수석 분석가 데보라 윌리엄슨은 이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으로 광고주가 페이스북을 당장 떠나지는 않겠지만 페이스북이 이용자 데이터 처리 방침이나 광고 작동 방식을 변경시킬 경우 결국 광고주에게는 매력 없는 사이트로 전락할 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으로 개인정보관리를 강화한다면 페이스북 수익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경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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