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공서열 무너지는 日… '중년 이직' 급증

김주동 기자
2019.05.01 11:08

이직자 38%가 45세이상 '10년새 11%P↑' <br>"연차 따라 월급 안 올라, 머무를 이유 줄어" <br>체질개선 기업들 '45세 희망퇴직' 그림자도

/AFPBBNews=뉴스1

'쇼와 시대에 강철같던 평생직장과 연공서열은 헤이세이 시대에 서서히 무너져갔고 레이와 시대에는 조각 날 수 있다.'

보통 이직 하면 30대 중반 이전에 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일본에서는 최근 45세 이상의 이직이 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일 관련 통계를 전하며 "고용의 유동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총무성 노동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내 이직자는 총 329만명으로 전년보다 5.8% 늘며 8년 연속 증가했다. 저출산 고령화로 일손이 모자라자 좋은 조건을 제시한 기업을 좇아 이동하는 인력이 늘어난 것이다.

특이점은 이동 인력의 나이다. 2008년 전체 이직자의 절반 넘는 52%가 34세 이하였지만 지난해에는 이 비중이 43%로 줄었다. 대신 45세 이상이 27%에서 38%로 급증했다.

이러한 결과의 밑바탕에는 젊은 인력이 부족한 면이 깔려 있지만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기업의) 연공서열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기업 환경이 변하면서 연차가 높다는 이유로 급여를 올리지 않는 회사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노무라증권 구와바라 마키는 이 신문에 "중년 직원이 한 회사에 오래 일할 이유가 줄고 있다"고 말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중년의 경험자들을 '즉시 전력감'으로 원하고 있다. 구인구직 전문업체 엔재팬은 컨설턴트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올해도 중년 이직은 늘 것으로 예상하고, "기존사업 확대로 인해(41%), 신규사업 시작으로 인해(26%) 기업들이 경험자를 필요로 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같은 변화가 중년에게 좋은 소식인 것만은 아니다. 기존 연공서열에 의한 임금체계를 갖춘 기업들이, 임금체계가 유연한 신생 IT기업들에 구인 대결에서 밀리면서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코카콜라재팬, NEC, 후지쯔 등은 줄줄이 희망퇴직을 받고 있는데 대상은 하나같이 45세 이상이다. 상대적으로 고임금인 직원들을 줄여 조직 활력을 꾀하는 것이다. 경영컨설턴트 나카자와 아키는 "지금의 45세는 평생 직장이 미덕인 시대의 끝 세대"라면서 "기업들은 새로운 비즈니스를 추진하면서 이들이 적응하는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한편, 중년 인력의 이동 현상이 국가의 생산성에 도움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게이오대학교 야마모토 이사오 교수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기업환경이 변하는데 그동안 기업들은 내부에서만 인력을 육성해와 합리적이지 않았다"며 고용의 유동화가 노동 생산성을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