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다음달 1일 국경절을 앞두고 경기부양을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올해 건국 70주년을 맞아 공산당 정부의 치적을 대내외에 최대한 과시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미국과의 무역전쟁,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홍콩 민주화 시위 등 악재가 겹겹이 쌓여 큰 행사를 앞둔 시진핑 정부에 부담이 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24일 역레포(역환매조건부채권) 금리입찰방식의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시중에 400억위안(약 6조7272억원) 규모의 단기 유동성을 공급했다. 만기는 14일. 인민은행은 앞서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역시 14일 만기의 단기자금 2600억위안(약 43조7268억원)을 풀었다.
인민은행이 지난 20일 새 기준금리인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기존 4.25%에서 4.20%로 0.05%포인트 낮추면서 약 8000억위안(134조5840억원)이 공급될 것이란 점을 고려하면 불과 며칠 사이 200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이 시중에 퍼지게 된 셈이다. 이에 대해 당국은 "기업의 세금 납부와 국채 입찰, 지방정부 국고관리 시기 등이 겹치면서 늘어난 단기자금 수요를 맞추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은 중국 정부가 국경절을 앞두고 일시적으로라도 경기를 살리고, 민심을 다독이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한다. 중궈정췐바오(中國證券報)는 최근 인민은행 움직임에 대해 "다양한 압력에 직면한 단기자금시장의 유동성 파동을 안정시키려는 노력"이라며 "자금시장 긴장은 다음달 초쯤 풀어질 수 있고, 이는 채권과 주식 시장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과거에도 국경절을 앞두고 종종 대규모 자금을 공급해왔으며, 중국 증시도 연휴 이후 대부분 상승 흐름을 보였다. 실제로 최근 10년간 국경절 이후 첫주 중국 주요 주가지수가 하락한 것은 단 두 번에 불과하다. 지난해에는 국경절 직후 미국과의 무역전쟁 우려가 커지면서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성분지수가 각각 7%, 10% 이상 폭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국경절을 앞두고 대규모 열병식과 당과 국가의 역량을 강조하는 연설을 준비하고 있지만, 중국의 밑바닥 경기는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면서 "특히 중국의 제조업 중심인 선전과 둥관 등 광둥성 일대 노동자 계층의 삶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블룸버그에 "시 주석이 많은 대내외 문제에 직면해있다"면서 "이것들은 모두 전면적인 위기로 번질 수 있어서, 시 주석이 성대한 국경절 행사를 즐길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