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IPO(기업공개)로 꼽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기업 아람코가 오는 11일 사우디 타다울 증시에 상장한다. 수요 예측에는 성공했지만 대부분이 사우디 및 중동 투자자들로 파악된다. 아람코 상장으로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려던 사우디 정부의 목적을 이뤘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아람코가 글로벌 벤치마크 지수인 MSCI(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 EM(신흥국) 지수에 편입되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살아날 지 주목된다.
아람코는 일단 수요 예측에 성공해 상장이 안정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아람코는 지난 11월 17~28일에 개인 투자자 청약을, 11월 17일~12월4일에는 기관투자자 청약을 받았다. 개인과 기관투자자 청약 모두 배정 물량보다 많은 금액이 몰리면서 공모가격은 밴드의 상단인 32리얄(8.53달러)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아람코는 총 256억달러를 조달하게 된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은 상당히 낮았다. 상장 주간사인 삼바 캐피탈은 성명서에서 청약 자금 중 외국인투자자는 10.5%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엘렌 왈드 트랜스버설 컨설팅 대표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아람코 청약에 대해 "공허한 승리"라며 "지역 내 소매투자자들의 수요가 (사우디 정부의) 기대만큼 높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거의 다 현지 투자자들이었고 해외 자금을 끌어들이지 못했다"며 "청약 초과도 의미있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아람코 기관투자자 청약에는 504억달러가 들어왔다.
외국인투자자들의 낮은 관심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던 문제다. 아람코의 수익과 직결되는 국제 유가는 세계 경기 둔화와 미국의 셰일 가스 생산 증가로 좀처럼 상승하지 못하고 있다. 사우디는 유가를 부양하기 위해 산유국들에게 석유 감산 합의를 지킬 것을 촉구하고 있지만, 이를 어겨도 특별히 제재할 방법이 없다.
상장 규모가 총 지분 대비 1.5%에 불과해 상장 후에도 사우디 정부가 절대적인 경영권을 갖는다는 점도 단점으로 지적된다. 주주들이 경영에 영향을 주기 힘들어 주주권한 없이 시세 차익이나 배당을 기대하는 우선주적인 성격을 갖는다는 평가다. 하지만 공모가 기준 아람코의 배당수익률은 약 4.39%로, 글로벌 석유 대기업인 셀과 엑손모빌의 배당수익률이 각각 6.5%, 5.1% 수준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배당 매력도 크다고 볼 수는 없다.
국내 및 중동 투자자 비중이 높다보니 향후 아람코 주가가 하락하면 경제적 손실 뿐 아니라 민심까지 잃을 수 있다. 아람코의 주가가 공모가 이상으로 유지되려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를 웃돌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사우디 정부가 아람코 상장 이후 유가 부양을 위해 계속 고군분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브렌트유는 내년 석유 감산 기대감에 64달러선까지 올라왔다.
다만 아람코가 글로벌 벤치마크 지수인 MSCI(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 EM(신흥국) 지수에 편입되면 외국인자금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MCSI는 아람코가 12일 이전에 상장되면 오는 17일부터 지수에 편입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로이터는 비중동지역 패시브 자산운용사 8곳 중 7곳이 아람코가 이들이 추종하는 지수에 편입될 경우 투자를 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IPO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다.